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은 기름먹는 하마와도 같은 픽업트럭 대신 연료가 적게 드는 소형차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픽업트럭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
이같은 소비자 기호 변화에 따라 픽업트럭 비중이 높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6월 판매대수는 2만2329대로 전년동월대비 18.2% 감소했다. 승용차는 21.1%, 트럭은 16%씩 감소했다. 포드는 같은달 17만4091대를 팔아 28.1% 급감한 실적을 냈다. 특히 트럭의 감소율이 35.6%에 달했다. 크라이슬러의 판매대수도 36% 추락한 11만7457대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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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 생산 감축 잇따라
픽업트럭에 주력해 온 제조업체들은 잇따라 생산 감축에 나서고 있다. 미국 `빅쓰리` 업체인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물론 도요타와 닛산도 트럭 생산을 줄이고 있다.
지난 6월 GM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위치한 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 공장 총 4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오는 15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픽업트럭 부품 공장 폐쇄 계획도 밝힐 것으로 예사되고 있다.
이에 앞서 포드는 9주 간 미시간 트럭 공장의 문을 닫기로 했고, 크라이슬러는 미니밴 생산 공장을 폐쇄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픽업트럭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할인판매에 돌입한 상태다. 일례로 포드는 현재 `F-150` 픽업트럭을 원가수준에서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딜러들까지 자체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픽업트럭을 정가의 반값에 파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는 정가 3만달러인 2008년형 `닷지 램` 픽업트럭을 1만5000달러에 판매중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는 2008년형 `험머 H2`를 최대 1만1000달러까지 할인해주고 있으며, `H3`도 정가보다 1만달러 싼 가격에 팔고 있다.
고유가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하고 재고가 쌓이자 자동차업체들은 실적이 저조한 딜러를 구조조정 중이다. 딜러들이 제살깎기식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