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경매아파트 3채중 2채 `유찰`

6억넘는 아파트 72% 늘었지만…
낙찰률·낙찰가율·경쟁률 모두 하락
  • 등록 2007-11-26 오후 3:11:39

    수정 2007-11-26 오후 3:11:39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6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가 경매시장에서도 찬밥 신세를 겪고 있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6일 부동산 경·공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들어 11월 22일까지 수도권 지역에서 경매로 나온 6억원 이상 아파트 물건 수는 총 104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10건과 비교하면 72%가 늘어난 수다.

그러나 낙찰률은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의 경우 절반에 달하는 49.5%가 낙찰된 반면 올해는 3채중 1채가 채 못되는 32.6%만이 낙찰됐다. 이는 한해 사이에 낙찰률이 16.9%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경매가 진행된 6억원 이상 아파트 3채 중 2채는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고가 아파트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와 경매 경쟁률 역시 낮아졌다. 올해 6억원이상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3.7%로 작년보다 4.8%포인트 하락했다. 경쟁률은 지난해 5.5대 1에서 올해는 4.7대 1로 하락했다.

감정가 21억원에 나온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미리타운(전용 192㎡)은 2회 유찰된 후 감정가의 76.2%인 13억4400만원에 낙찰됐다. 강남구 도곡동 푸르지오(전용 147㎡)역시 2회 유찰 뒤 감정가 12억5000만원의 68%인 8억5000만원에 겨우 주인을 찾았다.

이 밖에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44㎡(감정가 23억원, 최저가 14억7200만원), 도곡동 타워팰리스 115㎡(감정가 13억원, 최저가 8억3200만원), 사당동 삼성래미안 158㎡(감정가 13억원, 8억3200만원) 등은 2차례 유찰된 후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처분 조건부 대출, 대출 한도 축소, 금리 인상 등의 요인이 겹친 탓에 경매시장에 고가아파트 물건이 늘어나게 돼 올해와 같은 약세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금리상승으로 대출금 상환압박에 시달리는 잠재 경매물량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출과 세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수요도 위축될 수밖에 없어 당분간 고가 경매 아파트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 주요 고가아파트 경매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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