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CIO인터뷰)⑪"펀드도 궁합이 맞아야"

정경수 우리C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장기투자 유효..투자성향 맞는 상품 골라라"

  • 등록 2007-04-16 오후 2:01:32

    수정 2007-04-16 오후 2:01:32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펀드도 투자자와 궁합이 맞아야 합니다. 공격적인 수익을 추구할 지,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지 투자자 자신의 성향을 감안한 펀드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CS(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에서 주식운용본부장을 맡고 있는 정경수 전무(사진·48세)는 "펀드를 주식처럼 `샀다가 팔았다`하는 단기 투자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번 선택한 펀드에 대해 믿음을 갖고 묻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우리CS운용의 주식펀드 1조7000억원과 해외펀드 5000억원의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81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88년부터 주식운용을 맡았고, 일본과 런던 현지법인에서 해외투자 담당을 거쳐 총괄 CIO를 역임했다. 이후 2003년 새마을금고연합회 자금운용본부장을 맡았고, 작년 6월 우리CS운용이 출범하면서 주식운용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증시 상승세 상당기간 지속..한미 FTA체결도 `호재` 

정 본부장이 펀드의 장기투자를 권하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추세에 대한 분석에 근거한 것이다.

그는 "2003년부터 시작된 주식시장의 상승추세가 2010년까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경기가 미국 의존도에서 탈피하고, 중국과 인도 등 새로운 수요가 생겼다는 것. 따라서 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기가 꺾이기 전까지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 본부장은 "전세계 투자자금이 리스크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 긴축쇼크 등의 요인에 의해 주식시장의 단기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경기요인보다는 유동성 측면의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장기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펀드를 조정이나 상승을 예상하고 사고 판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면서 펀드투자를 즐기는 것이 성공투자의 비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 본부장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TA 체결에 의한 관세인하 효과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레벨업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는 장기적인 호재라는 분석이다.

◇해외펀드 확대는 대세..시류에 좌우, 쏠림현상 부작용 우려 

정 본부장은 해외투자펀드 인기와 관련해선 "국내 펀드투자 문화가 차츰 정착돼 가는 시점에서 해외펀드의 확대는 대세"라며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해외시장에 대해 잘 몰랐지만 지난해부터 운용사들이 해외펀드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중국, 인도, 일본 등 일부지역의 쏠림현상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국내주식펀드의 환매는 지수가 1300포인트에서 1500포인트로 상승하고, 다양한 해외펀드 상품의 출시영향도 있는 만큼 단기적 성격의 환매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성공적인 펀드투자의 전제조건으로 투자자 자신이 리스크와 자금성향을 감안한 분산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판매사와 투자자 모두 단기성과에 연연해 유행을 쫓아 펀드상품은 추천하고, 선택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수익률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있는 중국과 인도 투자펀드의 인기도 시류에 휩쓸린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펀드매니저 잦은 이동 문제..업계 인사제도 바뀌어야

정 본부장은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 수익률에 집착해선 안된다"며 "펀드의 운용철학과 운용프로세스, 리스크관리 등을 살펴보고 투자자 자신과 궁합이 맞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우리CS운용의 상품 중에서 고위험 고수익을 원한다면 `이스턴동유럽펀드`나 `글로벌 천연자원펀드`를 선택하고, 수익률은 높지 않지만 안정성을 중요시한다면 `럭셔리투자펀드`나 `헤지펀드 인덱스 알파펀드`를 가입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분산투자 차원에서 이들 펀드의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이동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잦다는 것은 문제"라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투자자들이 펀드의 운용철학을 살펴보지만 운용역이 자주 바뀌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펀드매니저의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자산운용업계가 인사제도와 평가방법 등을 선진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 본부장은 우리CS운용이 앞으로 고객의 요구를 충촉할 수 있는 타사와 차별화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이른바 `펀드상품 제조공장`의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특히 "발로 뛰는 리서치를 바탕으로 돈을 맡긴 고객들이 불안해 하지 않고 오랜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양호하고 꾸준한 성과를 낼수 있는 펀드 운용철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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