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미국 등의 사례를 감안할 때 당연한 일이며, 향후 연기금이 외국인의 역할을 대신해 국내 주식시장을 좌우하는 큰 손으로 부각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 전문가는 "앞으로 연기금의 돈이 주식시장에 많이 유입됨으로써 고배당주와 우량 실적주 등이 탄력을 받는 반면 단타매매에 치중하는 투기성 장세를 자제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간 단위 평가를 2~3년 단위로 바꾸는 등 장기투자에 적합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기금 운용자들이 매년 실적평가를 의식해 지극히 보수적으로 운용해왔는데 이같은 걸림돌을 제거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한준 한국투자신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부 연기금의 경우 수혜층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자금은 고갈될 위기에 처해 있는데 지금처럼 채권 중심의 투자로는 대기중인 수요를 맞출 수 없다"며 "상대적으로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주식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의 성격상, 배당주와 우량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은 연기금의 포지션은 우리 증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장만호 대한투자신탁증권 경제연구소장은 "선진국의 경우 연기금이 운용하는 자산 가운데 주식 비중이 60%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5~6% 밖에 안된다"면서 "정부가 이를 내년에는 10% 정도로 올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결국 외국인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기관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연금에서 주식 투자를 많이 늘린다는 것은 15~20년간의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므로 중기적 시장전망에서 긍정적이며 이는 정부 역시 우리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반증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최근 몇년간 증시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높았으나 앞으로는 이들이 우리 주식을 많이 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따라서 연기금이 주식투자 확대를 통해 외국인을 대신하게 될 것이며 지금은 연기금이 본격적으로 기관화되는 현상의 초기단계 쯤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주식투자 문화 개선과 연기금의 주식시장 선도를 위해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는 낡은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