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기 위한 지분을 확보했다. 참여연대는 현재 주주제안을 위해 모집한 소액주주와 외국기관투자자의 지분이 주주제안 자격제한인 0.5%를 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주주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참여연대는 이에따라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1월31일이나 2월1일에 삼성전자측에 제출키로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약 200명의 삼성전자 소액주주에게 주주제안에 참여할 것을 권유하는 안내문을 발송을 시작으로 소액주주 모집에 나섰다.
또한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지난 14일 유럽으로 출국해 21일까지 삼성전자의 주식을 갖고 있는 70여명의 외국기관투자자들을 만나 설득작업을 벌인 결과 상당한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여연대는 "아직 삼성전자가 주총날짜와 안건을 공고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주주제안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정상 주주제안을 위한 주주모집은 주주총회가 열리기 6주전에 이뤄져야 하며 기업측이 주총과 안건을 공고하고 나면 이에 대한 찬반 의견에 대한 위임장을 받아 주총에서 제안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장 교수는 "미국 기관투자자의 경우 그동안 참여연대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지원의사를 표시해온 경우가 많아 이미 상당한 지지를 확보한 셈"이라며 "이제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국내기관투자자들의 협조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동남아쪽 해외 투자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시 출국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서 이미 독립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교수는 그러나 이번 주총의 궁극적인 목적은 삼성전자라는 기업의 가치를 개선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PER가 한국보다 GDP가 낮은 동남아 저개발 국가보다 낮다는 것은 우리나라 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독립된 사외이사를 선임하게 된다면 지배구조 개선에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교수는 확신했다.
장 교수는 "삼성전자가 올해 순익이 6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가는 전혀 순익을 받쳐주지 못한다"며 "이는 삼성전자 경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삼성전자 주가가 적정가는 아니며 이는 삼성전자의 불투명한 경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장 교수는 삼성전자에 대해 유럽 기관투자자들은 "감추는 것이 많아 불만"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경영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만큼 해외기관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이번 해외 출장을 미국의 저명한 기관투자자 잡지인 Institutional Investor에서 동행취재할 정도로 해외에서 관심을 보였다"며 "참여연대의 행보를 의식한 듯 삼성전자가 지난 29일 비교적 성실한 IR을 개최한데 이어 경영진이 해외 IR을 통해 경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기존 폐쇄적이었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