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인 가운데 이제는 경기 침체(Recession)를 알리는 경고음이 강하게 울리고 있다. 이미 경기 침체에 빠졌을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CNBC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10월 경기선행지수(LEI)가 전년동월대비 0.8% 하락했다. 이는 앞선 9월의 0.5% 하락보다 낙폭이 커진 것으로, 0.4% 하락을 점친 월가 전망치를 크게 웃돈 것이었다.
특히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곧 미국에 경기 침체가 닥칠 것임을 알렸다. 통상 경기선행지수는 실물경제에 3~6개월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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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만약 아니라면 올 연말 쯤 경기 침체에 들어갈 텐데, 이후 내년 중반까지 침체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경고는 미국 국채시장에서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미국의 10년만기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마이너스(-)0.68%포인트로, 지난 1982년 이후 근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장단기 금리 차는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항목으로, 일반적으로 더 높아야 하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진다는 것은 그 만큼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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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서는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베론 스트래티거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79~1980년에도 장단기 금리가 크게 역전됐었는데, 그 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두 차례나 20% 이상 상승랠리를 보였고, 1969년에도 깊은 역전폭이 나온 상황에서도 지수가 10% 이상 뛰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당분간 시장은 연준의 정책 피봇(=기조 선회)과 장단기 금리 역전이 주는 경기 메시기 사이에서 방향성을 두고 다툼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