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빠진 외국인 살려낸 부부 소방관…LG의인상 받다

남편 강태우 소방교, 목격 즉시 맨몸으로 헤엄쳐 구조해
'만삭의 아내' 김지민 소방교, 심폐소생술로 의식 되살려
  • 등록 2022-07-27 오전 10:00:00

    수정 2022-07-27 오후 9:47:50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지난 6월18일 오후 5시께 충남 당진 석문면의 왜목마을 해수욕장. 여느 때와 같은 바닷가의 초여름 주말 분위기가 긴박하게 돌아간 건 튜브가 뒤집혀 한 외국인 관광객이 바다에 빠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였다. 때마침 여행차 이 해수욕장을 찾은 소방교 부부는 이를 목격하자마자 재빨리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남편 강태우(사진 왼쪽·28·충남 119특수대응단 119항공대) 소방교는 맨몸으로 헤엄쳐 바다에 빠진 이 외국인 관광객을 구조했다. 그러나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위중한 상태였다는 걸 알았다. 그다음은 아내 김지민(오른쪽·28·충남 당진소방서 기지시 119안전센터) 소방교의 몫이었다. 김 소방교는 침착하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후 그 자리에서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들 소방교 부부의 구조 및 응급처치로 이 외국인 관광객은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스스로 호흡하며 의식을 되찾을 만큼 회복했다.

당시 임신 35주차의 만삭이었던 김 소방교는 응급처치 이후 안정을 취해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을 겪었다고 한다.

김 소방교는 “의식 잃은 환자를 보니 우선 살려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며 “곧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며 살겠다”고 했다. 강 소방교는 “저와 아내 모두 소방관으로 할 일을 다했을 뿐”이라며 “환자가 건강을 되찾고 아내와 뱃속의 아이도 건강해 그저 다행”이라고 했다.

LG복지재단은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기꺼이 물에 빠질 위험을 감수하고 만삭의 몸에도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부부 소방관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들 부부 소방교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된 LG의인상은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지금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6명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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