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폭행·노인 내동댕이”…캐나다, 아시아계 증오범죄 속출

  • 등록 2020-05-07 오전 9:30:49

    수정 2020-05-07 오전 9:30:49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 속에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계가 상대적으로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캐나다 밴쿠버에서도 증오 범죄 상황은 다르지 않다.

4월12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백인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의 얼굴을 폭행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밴쿠버 경찰청 제공)
6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 경찰은 지난달 12일 밴쿠버 시내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증오 범죄와 관련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고 사건의 가해자를 지명수배한다고 밝혔다.

밴쿠버 경찰청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백인 남성이 자신보다 체구가 훨씬 작은 한 젊은 아시아계 여성에게 다가가 아무 말 없이 다짜고짜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 여성은 머리를 감싸 쥐면서 땅바닥에 쓰러졌고, 백인 남성은 재빨리 걸어서 버스를 타고 달아났다.

밴쿠버 경찰은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없었던 점으로 볼 때 아무 이유 없는 폭행으로 보인다”며 “피해 여성은 22세로 신체적인 상처는 많이 나아졌지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밴쿠버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후 최근 들어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 범죄 신고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증오 범죄는 20건이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발생한 12건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3월13일 캐나다 밴쿠버 내 중국인 밀집 거주지역에서 한 백인 남성이 아시아계 노인을 편의점에서 끌어내 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사진=SCMP 영상 캡처)
앞서 지난 3월13일에도 밴쿠버 내 중국인 밀집 거주지역에서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발생한 바 있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92세의 한 아시아계 노인이 편의점에 들어왔다가 건장한 체격의 50대 백인 남성에 의해 가게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이 노인은 도로 위에 쓰러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

노인이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오자 이 남성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퍼부었다. 이 노인은 중증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집을 나와 길을 잃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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