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기원전 4세기 그리스인의 평균 수명은 18세였다. 조선시대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40세였고 19세기 중엽 유럽 선진국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45세였다. 현재 대부분 선진국 국민들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어섰다. 평균수명이 오는 2100년엔 120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수명은 심박수와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인다. 분당 맥의 수가 600회 정도로 많은 생쥐의 평균수명은 5년 정도로 짧다. 반면 분당 심장박동수가 약 6회인 갈라파고스 바다거북의 평균수명은 무려 170 년을 넘는다. 분당 150~170회 뛰는 개와 고양이는 약 10~20년 정도를 산다. 다만 사람의 경우 언제부턴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이 반비례 법칙의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겸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Angelina Jolie)는 지난 2013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암에도 걸리지 않은 졸리가 예방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졸리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70세까지 생존할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50%에 달하다는 결과지를 받아 들고 유방은 물론 이후 난소까지 절제하기에 이른다. 졸리는 유전성유방암의 원인이 되는 BRCA1 유전자의 변이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처럼 현대의학은 걸리지도 않은 미래의 질병까지도 미리 예측해 예방하게 하는 시대를 열었다.
120세 인류의 가장 큰 장애물인 암 극복을 향한 의료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일례로 CAR-T세포 치료제(Chimeric Antigen Receptor-T cell Therapy)라는 맞춤형 차세대 면역항암제의 경우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줄인 시도로 주목 받고 있다.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를 조작해 암을 공격하도록 만든 혈액암 치료제인 CAR-T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여기에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암 세포에 반응하는 수용체 DNA를 주입하고 증식시켜 몸속에 다시 넣어주는 방식을 이용한다.
도움말=이상곤 과학커뮤니케이터(약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