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정유라에 F학점 준 지도교수에 저급한 행태 보여"

  • 등록 2016-10-21 오전 10:59:33

    수정 2016-10-21 오전 10:59:33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 딸 정유라(20) 씨에게 ‘F학점’을 준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근황이 전해졌다.

정씨가 이화여대 입학과 학점 취득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교수 시위에 참가했던 박경미 기독교학과 교수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 교수는 정씨에게 ‘F학점’을 주고 교체된 지도교수의 근황에 대해 “우연찮게 어제(20일) 그 분하고 통화를 했다. 제가 시위하고 그런 걸 알고 통화했다. 꿋꿋하게 잘 지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사실여부에 대해 묻자 “최근 TV조선에 (정씨 지도교수) 인터뷰가 나갔는데 아마 그게 본인이 직접 한 말씀”이라며, “이분은 정유라 학생이 자기 과목을 들었고 거기에 대해서 F를 줬는데, 그건 당연한 거다. 교수의 권리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어머니(최순실 씨)가 와가지고 아주 저급한 정신상태를 드러내는 행태를 보였고, 지도교수를 그만두게 됐고 그(TV조선) 인터뷰에 나온 것처럼 지도교수를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한 건 아니다”라며, “이번 학기 강의는 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지난 17일 본교 정문에서 ‘최순실 딸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씨는 허술한 리포트를 제출하고도 B 학점을 받고, 계절학기 수업에 단 한 번도 출석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학·학사 운영 관련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정 씨는 지난달 말께 휴학한 상태다.

이에 지난 16일 이화여대 한 학생은 “최 씨의 딸이 수업에 한 번도 나오지 않았는데 어떻게 B 학점을 받을 수 있느냐”, “학기 초 잦은 결석에 ‘얘는 F학점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파장이 커지자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진상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사상 처음으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총장 사퇴를 요구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였고, 이에 이화여대 측은 지난 17일 교직원과 학생들을 상대로 이번 의혹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결국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은 19일 전격 사퇴했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이르면 21일, 늦어도 24일 긴급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최 총장의 사표가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 개교 130년 역사상 총장이 임기 중 스스로 물러난 경우가 없어 정관에 관련 규정은 없는 상태다.

이날 박교수는 “그동한 이대가 비교적 깨끗한 대학이고, 학교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컸다”며, “이번에 너무나 밑바닥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이 문제를 엄중히 처리하는 걸 지켜봐야 되겠고 (이러한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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