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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손열음은 예리하게 연주할 뿐만 아니라 마음으로 소통한다는 인상을 남겼다”(BBC 뮤직 매거진).
피아니스트 손열음(30)이 쇼팽 녹턴 앨범 이후 8년 만에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데카의 새 앨범 ‘모던 타임즈’(Modern Times)로 돌아왔다. 17일 발매된 이번 앨범은 20세기 초반에 쓰여진 곡들로 구성돼 있어 1914년 1차 세계대전 전후로 변화한 음악 세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앨범 녹음은 독일 베를린 예수그리스도 교회에서 지난해 11월 초 사흘 동안 진행됐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지휘자로 있던 시절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녹음 장소로 선호했던 곳이기도 하다. 작지만 음향이 매우 뛰어난 건물로 알려져 많은 클래식 아티스트들과 세계 오케스트라들이 선호하는 녹음 장소 중의 한 곳이다.
앨범에는 알반 베르크가 쇤베르크의 표현주의적 방법과 대위법을 사용해서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op. 1’을 비롯해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의 ‘토카타 D minor, op 11’가 담겨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2년 전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반영하듯 광적이고 악마적인 연타음이 특징으로 서정성은 거의 배제되고 기계적인 운동성을 극한으로까지 추구한 무서운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은 모리스 라벨의 ‘라 발스’다. 오스트리아 빈의 우아한 왈츠에서 착안해 본인만의 광기 어린 상상력을 절묘하게 교합해 독창적인 왈츠를 창조해냈다. 비엔나 왈츠를 무너뜨린 라벨의 ‘라 발스’를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해석으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