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빨라지는' 삼성, 글로벌 정보 하나로 묶는다

삼성전자, 모든 법인 ERP 시스템 통합 '글로벌 ERP'
공급망·고객관계·제품수명주기 등도 통합 작업중
"22만 임직원이 실시간 정보공유..업무속도 더 빨라질듯"
  • 등록 2012-11-07 오전 11:46:58

    수정 2012-11-07 오전 11:46:58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더 빨라진다. 전 세계 해외법인의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합친데 이어 이번엔 공급망, 고객관계, 제품수명주기 등 모든 정보를 하나로 통합한다. 22만여명의 임직원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면 업무는 더 효율적이고 빨라질 전망이다.

7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이 회사는 모든 법인의 ERP 시스템을 묶은 ‘글로벌 ERP’에 이어 공급망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공급관계관리(SRM), 생산공정관리시스템(MES) 등도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김홍기 삼성전자 정보전략팀장 전무는 지난 6일 ‘삼성 메모리 솔루션 CIO포럼’에서 “싸이가 해외에서 마케팅비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단기간에 대성공을 거둔 것은 전세계 정보망이 통합됐기 때문”이라면서 “전세계 경영정보를 통합해 관리하면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모든 정보의 절반 정도 유통되는 ERP의 통합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3년 전이다. 전세계 72개국 197개 거점에서 근무중인 22만여명의 임직원이 언제 어디서나 같은 시스템을 통해 같은 정보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기존 ERP 시스템은 각 법인단위로 굴러갔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본사 지침을 실행하는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한 번 내려진 지침은 즉시 각 해외법인에 전달됐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도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자원조달과 재배치에 있어서도 국가와 지역을 초월할 수 있게 됐다.

각 법인간 거래 업무단계도 기존 12개에서 5개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문서작업이 크게 간소화돼 업무생산성이 높아졌다. 비용절감효과도 컸다. 시스템의 표준화 덕에 신규 법인설립시 ERP 적용기간도 기존 4~6개월에서 2~3개월로 단축됐다.

삼성전자는 이제 남은 절반도 채운다. ERP 외에 SCM, CRM, PLM, SRM, MES 등 각 영역별 IT 인프라도 표준화한다. 하나의 연계허브를 통해 각 영역을 묶는다는 복안이다. 이른바 ‘익스텐디드(extended) ERP’다. 이럴 경우 공급망은 물론 고객관계, 제품수명주기, 생산공정 등 회사 내의 모든 해외법인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각 직위와 직책별로 정보 접근도는 다르지만, 최고경영진은 한 눈에 전 세계 상황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진정한 하나의 삼성전자가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회사 내의 정형화된 정보 뿐만 아니라 회사 밖의 비정형화된 정보까지도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IT업계의 화두인 ‘빅데이터’ 개념까지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빅데이터란 기존 정보의 수집·저장·관리·분석의 역량을 넘는 대량의 정형 혹은 비정형 정보를 관리하는 기술이다. 경영전략과 관련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아우르며 거기서도 각각의 가치를 추출해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얘기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슈들은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삼성전자의 사업 규모와 종류는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그만큼 정보 공유를 원활하게 하면 그 시너지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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