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호 스팩 中 첫 자진청산

한양BHE, 공모 실패 후 현재 청산절차 진행
상장예비심사 통과후 처음..스팩시장 냉각 탓
  • 등록 2012-01-30 오전 11:53:00

    수정 2012-01-30 오전 11:53:00

[이데일리 신성우 기자] 증권사 1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들 중 처음으로 자진청산 결정이 내려졌다.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지난해 4월 상장 문턱에서 좌절됐던 한양증권(001750) 1호 스팩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양비에이치이(BHE)기업인수목적`이 지난해 말 해산결의를 통해 현재 청산 절차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증권 1호 스팩이다. 한양증권을 비롯해 우리들창업투자,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아주캐피탈, 한국종합캐피탈 등이 출자, 지난 2010년 11월 자본금 3억1250만원으로 설립됐다. 증시 상장을 위해 지난해 3월 예비심사를 청구, 다음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놓고도 자진청산 결정을 내린 첫 스팩이다. 특히 2009년 12월 스팩제도 시행 이후 대우증권(006800)을 시작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증권사 스팩 1호 중 청산까지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 `이트레이드-SBI`가 청산되기는 했으나 이는 `이트레이드1호`에 이은 이트레이드증권의 두 번째 스팩이다.

한양증권 1호 스팩은 예비심사 통과후 98억원(공모주식 489만4000주·발행예정가격 2000원) 공모에 나섰으나 시장 냉각으로 청약 직전에 철회했다. 뒤이어 자진청산 결정을 내린 것은 향후 예비심사 재청구→승인→상장을 거쳐 비상장사와의 합병을 추진하더라도 별 실속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팩 시장이 너무 얼어붙은 탓에 자진청산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쓴 셈이다.

증시에 상장된 22개 스팩 중 현재까지 합병을 완료한 곳은 단 두 건이다. 이마저도 합병 대상기업의 이름으로 변경 상장된 후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고 있다. 아직 합병을 하지 못한 스팩들도 거의 대부분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상장전 공모시장도 냉각돼 지난해 이후 5개 스팩이 공모를 철회했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재산분배 절차가 진행중으로 올 1분기 안으로 스팩 1호의 청산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로서는 스팩 설립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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