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 등 건설사 `지역을 넘어라`..전국화 박차

주택업계, `텃밭 무의미, 전국적으로 영역 넓혀`
고분양가 주변 아파트 값 상승 등 부작용도 있어
  • 등록 2005-07-06 오후 2:12:07

    수정 2005-07-06 오후 2:12:07

[edaily 윤진섭기자] 건설업체들의 탈(脫)지역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전국적인 영업망을 통해 지방의 재건축과 재개발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지방의 중견주택업체들은 수도권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방건설업체들이 텃밭을 뛰어넘어 수도권 등 여타 권역으로 주택사업 진출을 서두는 상황이다. 대구에 연고를 둔 우방(013200)은 최근 영남지역과 수도권 등에서 2명의 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등 전국적인 아파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우방은 특히 최근 새 아파트 브랜드 유쉘을 앞세워 7월 중에 서초구 서초동 대익.남성연립 재건축 49가구 가운데 24~31평형 15가구를 임의 분양한다. 이 사업은 우방이 99년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주택 사업이다. 또 우방은 지난달 11일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상무지구에 호남지사를 열고 광주, 전남지역 건설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호남지사에는 이사급 임원이 본부장으로 파견됐으며, 서울 사무소 관할체제로 운영된다. 공급 방식을 두고 추진 일정이 잠정 보류된 판교신도시도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33평형 이하 아파트 물량 중 상당수는 지방업체들이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판교 최고 입지로 꼽히는 A12―1블럭의 경우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한림건설이 공급할 예정이며, 광주에 본사를 둔 모아주택도 11-2블록 임대주택을 선보일 예정이다. 반면 수도권 업체들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추세여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동문건설은 울산 구영택지지구에서 아파트 공급에 나서면서 영남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수도권 위주로 아파트를 공급해 온 동문건설로선 지방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문건설은 이 지역에 굿모닝힐 730여 가구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안에 울산 무거동에 500가구, 양산 물산지구에 700가구를 추가로 분양할 계획을 잡고 있다. 우림건설도 경남지역의 첫 사업으로 진해시 이동 일대 3만여평의 옛 동방유량 부지에 115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며, 월드건설, 우미건설 등도 부산과 대구, 울산지역 등 전국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 같은 건설업체의 탈지역화 바람이 분양가 폭등→주변 아파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으로 작용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실제 현대산업(012630)개발이 광주광역시 운암동에서 최근 공급한 `운암산 아이파크`의 복층으로 설계된 52평형 최고층의 평당 분양가는 739만원에 달한다. 지난 3월 SK건설이 광주 풍암동에서 내놓은 아파트가 이 지역 최초로 평당 분양가 500만원을 돌파한지 불과 3개월만에 분양가를 평당 200만원이나 올려놓은 것이다. 또 전북전주에서 포스코건설이 내놓은 `포스코더샾 2차`도 대형평형의 분양가가 평당 700만원을 돌파하면서 2년 전 인근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두 배를 웃돌았다. 특히 대구지역은 최근에 분양된 아파트들이 서울 못지 않게 고분양가를 책정, 주변 아파트 가격까지 덩달아 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최근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된 태영(009410)이 공급한 아파트 `태영 데시앙`은 66평형의 분양가가 평당 1039만원으로 이 지역 최초로 평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고분양가 책정으로 인해 대구는 상반기 집값 상승률이 4.8%로 지방에서 가장 높았고 서울(5.7%)과 경기도(5.4%)에 맞먹을 정도였다. 양해근 부동산뱅크 실장은 "지방 업체의 수도권 진입은 회사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측면이 강하고, 수도권 업체의 지방 공략은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고, 무엇보다 부지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어 양 실장은 "그러나 수도권 대형, 중견업체들이 지방으로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부지 확보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라며 "이 과정에서 택지가격이 큰 폭으로 뛰고 결과적으로 분양가 인상,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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