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아시아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인텔은 최근 한국,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매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한 주에만 한국, 중국, 베트남 등 무려 세 국가를 순방했다. 한국을 방문한 그는
KT(030200)와 휴대 인터넷 서비스 분야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베트남에에서는 현지에 조립 공장을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동남아 지역에서 컴퓨터 사용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다. 5년 전 베트남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불과 20만명이었지만 현재 530만명으로 급증했다.
중국 내 사업 확대도 분주하다. 오텔리니 CEO는 상하이 미디어그룹과 디지털 홈 테크놀러지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억달러 규모의 벤처 펀드를 설립해 중국 IT 기업들에 투자할 계획도 동시에 공개했다. 인텔 캐피탈 차이나 테크놀러지 펀드는 중국 휴대폰, 광대역, 반도체 설계업체 등에 광범위하게 투자할 방침이다.
인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인텔의 인도 매출은 40% 급증한 바 있다. 방갈로르에 이미 공장을 보유한 인텔이 추가로 공장을 지을 것이란 설도 분분하다. 인텔 측은 "아직 아무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댜야니디 마란 인도 기술부 장관은 "인텔이 4억달러를 투자해 인도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텔이 이처럼 아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작년 4분기 인텔의 총 매출 가운데 미국 이외 시장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의 비중은 약 70%였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매출 비중은 46%에 달했다.
인텔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 비중은 세계 반도체 업계의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세계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오는 2008년에야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이 전 세계 반도체업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46%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인텔 인도 지점의 케탄 삼팟 회장은 "향후 10억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특히 인도와 중국 시장 공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미국, 유럽과 달리 아시아에는 엄청난 신규 수요가 있다"며 "인터넷의 발달로 10억명~20억명에 달하는 고객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