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안주할때 아니다" 분발촉구

신년사 분석..`세계일류·글로벌` 비전제시
사회적 책임 강조.."신뢰받는 기업되자"
  • 등록 2004-01-02 오후 1:24:00

    수정 2004-01-02 오후 1:24:00

[edaily 김희석기자] 재계 총수들은 2004년 신년사를 통해 올해 우리 경제가 지난해에 비해 나아질수 있는 여건을 갖췄지만 결코 안주할 때가 아니라고 경고했다. 이와함께 세계일류기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고 계속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투명경영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안주할때 아니다" 총수들의 현실인식은 `선전하고 있지만 자만해선 안된다`고 요약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아직도 우리와 선진 기업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쉼 없는 전진만이 그 격차를 줄이는 첩경이며 조금이라도 자만하거나 방심하면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길승 SK그룹 회장은 "지난 해 못지 않게 고통스럽고 어려운 과제들을 마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해 2/4분기 이후 미국과 일본경제가 현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등 세계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경제환경은 총선을 비롯한 정치적 이슈와 금융시장의 불안 등 여러가지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04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작년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는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아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수요기반도 탄탄하지 못하다"며 "환율변동과 유가상승 등 대내외 불안요인도 산적해 있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철강선진국 일본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철강개도국 중국 사이에서 미래의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공에 안주하고 타성에 젖는다면 우리는 실패할 것이며,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의욕으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한다면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류기업·글로벌기업`비전 제시 신년사를 통해 총수들은 글로벌·초일류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건희 회장은 "올해의 경영방침을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장은 "이를 위해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 불확실한 미래에도 계속 성장하기 위한 핵심역량 확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손길승 회장은 `고객신뢰 회복을 통한 재도약`이라는 과제와 함께 세가지 경영방침을 내놓았다. 우선 손회장은 SK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독립기업간 네트워크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쟁력 강화를 위한 SUPEX2000을 지속 추진해야하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SKMS실천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는 해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인 목표로 그룹 매출 약 70조원, 완성차 판매 330만 6000대를 제시했다. 목표달성을 위해 정몽구회장은 ▲글로벌 경영을 내실있게 가속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인재중시 경영을 통해 일할맛 나는 일터를 만들고 ▲`지속가능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구택 회장은 "세계를 향한 성장의 페달을 힘껏 밟자"며 "이제 밖으로 눈을 돌려 세계속에 신천지를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과감하게 중국사업을 벌여 나가는 것이 새로운 소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함께 경쟁력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지속가능한 발전`노력을 통해 경영혁신의 진화를 이뤄나가자고 제시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현장 경영을 통해 세계 서비스 산업을 선도하는 `초 일류 서비스 기업`이 되겠다"고 제시했다. 조 회장은 "외부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고 해외 시장과 노선을 적극 개척하여 국가경제의 활력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책임 강조.."신뢰받는 기업되자" 이어지는 대선자금 수사로 기업이미지가 추락한 것과 관련, 총수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건희 회장은 "한층 무거워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고 그늘진 곳을 보살피는 데 우리의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협력업체와는 한 배를 탄 공동체의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고 지적했다. 손길승 회장은 "불행한 사태가 빚어졌고 더불어 정치자금 문제로 물의를 거듭 빚게 돼 SK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되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다시 얻고, 새로운 반세기, SK의 영원한 역사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손 회장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과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 임직원 스스로 자발적·의욕적으로 경영로 성과를 이뤄내고 이를 통해 창출된 이윤을 바탕으로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에 공헌함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발휘, 신뢰받는 기업이 되자고 제안했다. 정몽구 회장은 `지속가능 경영체제 구축`을 제시하며 "소비자, 종업원, 협력업체들과 성장에 대한 비전을 함께 하면서 서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윤리경영과 투명경영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준수하고 또한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명경영 강화..전문경영인 육성도 총수들은 또 투명경영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태원 SK(주)회장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목적은 우리 회사가 독립적으로 지속해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홀로 서서 생존할 수 있는 지배구조의 완성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 지지는 않는다"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하여 투명성을 확보하고, 아울러 효율성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능력 있는 전문 경영인들이 소신껏 기업가치 제고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경영구조와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시키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 회장은 "사회적으로 명망높고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을 보강할 것"이라며 "전문경영인의 능력을 극대화 하기위해 성과형 평가보상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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