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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캐시 호철 주지사는 이날 디지털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어린이 데이터 사용을 단속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두 법안 ‘어린이를 위한 안전법’(SAFE For Kids Act)과 ‘어린이 데이터 보호법’(Child Data Protection Act)에 서명했다. 앞서 뉴욕주 의회는 SNS 중독으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7일 이들 법안을 통과시켰다. CNN은 “미국에서 알고리즘을 직접 규제하는 것은 뉴욕주가 처음”이라며 “전례 없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어린이를 위한 안전법’은 SNS 플랫폼이 부모의 동의를 얻지 않으면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중독성 피드를 노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접속기록이나 즐겨찾는 콘텐츠 등에 근거해 알고리즘이 유사 콘텐츠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플랫폼은 앞으로 18세 미만 어린이 대상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시간순으로 표시해야 한다.
자녀들의 SNS 사용 시간을 부모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SNS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디지털 통행금지 프로그램을 플랫폼이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부모의 동의 없이는 심야시간에 미성년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것이 금지된다. 법 위반시 플랫폼에 사례당 50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번 소식은 최근 미 전역에서 알고리즘이 청소년들을 중독시키고 폭력적·성적 콘텐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해졌다.
호철 주지사는 법안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아이들을 구한다. 이들 법안으로 생명을 구할 것”이라며 “우리는 도움을 청하는 그들의 외침을 들었고, 이는 우리가 어른으로서 젊은 뉴욕 주민들을 위험과 중독성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도덕적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켜줬다”고 강조했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법안의 모든 측면에 동의하진 않지만, 뉴욕주가 앱 스토어의 책임을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최초의 주가 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메타 대변인은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부모들은 앱 스토어에서 앱을 다운로드하려면 부모의 허락을 받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이 접근 방식을 발전시키기 위해 뉴욕 및 기타 지역의 정책 입안자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에서도 플랫폼이 콘텐츠를 조작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률이 통과됐으나, 수정헌법 제1조의 언론·출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과 함께 법적 분쟁을 야기했다. 최종 판단은 대법원에 맡겨졌으며 몇 주 안에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오하이오주에서도 판사가 플랫폼이 부모의 동의 없이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을 생성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대해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법 적용을 일시 금지한 상태다.
SNS 업계와 기술기업 등은 이러한 흐름에 반발하고 있다. 기술산업 옹호 단체인 ‘챔버 오브 프로그레스’의 애덤 코바세비치 대표는 “좋은 의도의 노력이지만 잘못된 목표를 겨냥했다”며 “알고리즘은 10대 청소년들의 피드를 더 건강하게 만든다. 알고리즘을 금지하면 SNS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