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여성 대학교육 금지에 황당해명…“복장이 불량해서”

국제사회 비판엔 “내정 간섭 말라”
이슬람 율법 따라 여성권 존중 주장
시위대 “교육은 우리 권리, 대학 문 열라”
미 블링컨 장관, G7도 잇따라 지적
  • 등록 2022-12-23 오전 11:30:49

    수정 2022-12-23 오전 11:30:49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여학생들의 대학 교육을 금지해 전 세계에서 비난을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복장 불량 등의 이유로 이번 정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26일 아프가니스탄 학생들이 카불 대학교 정문 앞에서 줄을 서 있다. (사진=AP)
A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니다 모하마드 나딤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 장관 대행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간 국영 RTA 방송을 통해 “여학생들이 히잡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대부분의 여학생이 결혼식에 갈 때나 입는 옷을 입고 등교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대생들이 이슬람 복장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남녀 학생들이 상호 접촉하는 문제 등이 있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두고 “우리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탈레반 정부는 이슬람 율법에 따른 여성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했다.

지난 22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학교에서 교사가 교과서를 정리하고 있다. 아프간 고등교육부는 지난 20일 아프간 내 공립·사립 대학에 보낸 서한을 통해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여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AP)
앞서 아프가니스탄 고등교육부는 지난 20일 아프간 내 공립·사립 대학에 보낸 서한을 통해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여학생의 수업 참여를 금지한다”고 했다.

이들은 최근 진행된 대학 입시에서 여성은 공학, 경제학, 언론학 등을 전공으로 선택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여자 중·고교를 폐쇄한 데 이어 대학에서도 여성의 교육을 막은 것이다.

이후 수도 카불에 있는 주요 대학 정문 앞에는 무장 경비원들이 배치됐고 여성의 출입이 통제됐다.

지난 22일 카불의 한 학교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이 이뤄졌던 교실이 비어있는 모습. (사진=AP통신)
이날 수도 카불에서는 여성의 대학 교육 금지 조치에 항의하는 첫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여성이 대부분을 차지한 시위대 50여명은 카불 대학 밖에 모여 “교육은 우리의 권리다. 대학 문을 열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아프간 동부 난가하르 대학에서도 항의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학교 의과대학 남학생들은 여학생들 배제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험을 거부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
한편 탈레반 정권의 이번 조치에 대한 서방 규탄도 잇따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이 결정이 번복되지 않는다면 대가가 있을 것”이라며 “오늘 구체적으로 말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동맹국과의 협력 아래 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7개국(G7)도 성명을 내고 “성차별은 비인도적인 범죄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아프간을 장악한 뒤 여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약속했지만,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하게 해석해 적용하면서 여성 권리를 급속도로 악화시켰다.

현재 아프간 여성은 얼굴을 모두 가리는 의상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고, 남자 가족 없이는 여행할 수 없다. 공립학교에서도 여성 중·고등학생의 등교를 막았고, 대학 수업은 남녀 성별을 나눠 진행돼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오늘도 완벽‘샷’
  • 따끔 ㅠㅠ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