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란 통화 가치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국제적 고립이 더욱 심화한 가운데 이란 내부 불안 요소까지 지속되면서 가치가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다.
|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미착용으로 사망한 지 40일을 맞은 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교차로를 막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테헤란=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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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이란 리알화 시장 환율을 고시하는 사이트인 ‘본바스트’에 따르면 전날 매매 환율은 미국 달러당 37만 200 리알을 기록했다. 지난 9월 환율이 31만∼32만 리알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달여 만에 화폐 가치가 15%가량 하락한 것이다. 리알/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최고치(33만 8000리알)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상승했다.
2015년 핵합의 당시 리알화는 달러당 3만 2000리알 수준으로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 리알화 가치는 갈수록 떨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리알화 가치 하락을 가속하는 요인이 됐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3일 기준 미성년자 64명을 포함해 470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구금된 시위대는 1만8천여명에 달한다. 현지 경제 전문 일간 도니야-에-에크테사드는 “핵합의 복원 가능성이 작아진 상황에서 투기 세력의 영향으로 환율이 상승했지만, CBI(이란 중앙은행)는 리알화 가치를 방어할 능력이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