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없었던 北 열병식…“대화 지속 제스처” 분석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서 ICBM 공개 안 해
외신 “비핵화 협상 한미 자극 않겠다는 취지”
  • 등록 2018-09-09 오후 9:56:53

    수정 2018-09-09 오후 9:56:53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 열병식에서 그간 과시해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대화 지속을 위한 ‘유화적 제스처’란 분석이 나왔다. 비핵화 협상국인 미국과 한국을 자극하지 않는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대로 경제발전에 집중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란 풀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열병식 관련 기사에서 “열병식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앞서 열렸던 건군절 열병식보다 더 저 강도였고 2017년 4월에 열렸던 것보다는 훨씬 더 강도가 약했다”고 전했다.

ICBM은 핵탄두를 실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운반체라는 점에서 미국에 강력한 위협 요인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WP는 “북한이 핵을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 체계를 선보이지 않은 것은 치열한 외교 활동과 협상의 시기를 고려한 유화적 제스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그레이스 류 연구원도 “북한 열병식은 특히 다음 주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맞아 북한이 한국·미국과 호의적 대화를 지속하는 것을 목표로 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날 열병식이 김 위원장의 ‘강력한 경제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했다. AP는 “북한은 단지 군사력을 강조하던 데서 벗어나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관심을 돌리려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발을 첫 순위에 두는 새 노선을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한의 저 강도 열병식은 북미대화 등 외교적 협상 과정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북한이 경제에 지속해서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FAS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장거리 미사일이 없는 이번 열병식은 향후 더 많은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며 “제한된 열병식은 북한이 대화 지속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준다”고 했다.

북한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 억제력 확보를 통해 핵 무력을 완성했으며 이를 토대로 올해에는 경제발전에 매진해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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