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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공약을 총괄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8일 현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기초연금안 후퇴 논란에 “정부의 예산편성 능력이 부족했다”고 질타했고, 세제개편안에 대해서도 “납득을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가 미래세대 부담, 재정 지출을 이유로 들어 너무 몸을 사렸다는 지적이다. 그는 향후 저출산 문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 부가가치세 증세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국회 경제정책포럼 주최 ‘세제개편의 기본방향’ 조찬 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 정부의 기초연금안 개편에 “작년에 공약을 만들면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만든 것이 아니고 기초연금 20만원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10조원 미만만 확보하면 되는데 (올해 예산) 358조원에서 10조원을 끄집어 내지 못한 것은 정부 능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초연금 공약 이행을 위한) 10조원도 안 되는 재원을 마련 못해 소득세 일부를 어떻게 해 1~2조를 찾아내는 식으로는 일반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며 “국민이 적당히 얘기하고 넘어가도 (이해해준다고 생각하면) 큰 오류”라고 말했다.
정부가 재원마련 대책으로 기대하는 ‘지하경제 양성화’에 대해서도 김 전 수석은 과거 1962년 화폐개혁의 실패 사례를 인용하면서 큰 기대를 걸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수석은 “그때 박정희 전 대통령한테 왜 이런 무모한 짓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박 전 대통령이 그 당시에 나는 잘 몰랐고, 경제학 이론하던 사람들이 ‘지하경제를 끄집어 내면 자유당 부패관료들이 숨겨놓은 돈과 화교들의 돈을 꺼낼 수 있다’고 해 (화폐개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그 돈은 하나도 안 나왔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진정으로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현재의 저출산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그 방법으로 부가가치세 인상 등을 제시했다.
김 전 수석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도외시하지 않고서는 용단이 안 나온다”며 “집권하게 되면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해서 국민에게 추가 세수가 필요하다고 설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금은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방법으로 걷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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