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대구은행이 금융감독당국의 변액보험 판매 ‘미스터리 쇼핑’(암행감사)에서 홀로 낙제점을 받았다. 상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변액보험을 팔았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12월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씨티·SC·대구·경남 등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10개 은행, 200개 점포에 대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한 결과, 평가점수가 평균 84.7점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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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쇼핑이란 금감원과 용역계약을 맺은 외부 전문조사기관의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판매실태를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권 대상의 미스터리 쇼핑은 2001년 변액보험 상품이 출시된 이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금감원은 투자자 정보 및 투자성향 파악(30점), 상품설명 의무(70점) 등 총 21개의 항목을 바탕으로 우수(90점 이상), 양호(80~90점), 보통(70~80점), 미흡(60~70점), 저조(60점 미만) 등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이번 미스터리 쇼핑 대상인 10개 은행 가운데 ‘미흡’ 등급을 받은 대구은행을 제외하곤 모두 ‘양호’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대구은행은 상품설명의무와 상품 명칭, 청약철회제도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낙제점을 받았다.
반면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은 거의 모든 항목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얻어 최고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특히 기업은행의 경우 2011년 첫 미스터리 쇼핑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했다가 1등으로 올라서 눈길을 끌었다.
금감원은 이번 미스터리 쇼핑 결과가 대체로 양호한 편이지만,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 판매) 판매가 느는 추세여서 지속적으로 판매 관행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실제로 작년 1분기 914억원이었던 초회보험료 기준 방카슈랑스 판매금액은 4분기 1563억원으로 늘었다.
김광욱 금감원 금융서비스개선국 팀장은 “각 은행에 평가 결과는 물론 우수·미흡 사례 등을 통보할 계획”이라며 “평가 결과가 미흡한 은행에 대해선 판매 관행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여부를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