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 총재는 지난 28일 열린 13차 금융안정위원회(FSB) 총회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초저금리가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다. 금융기관도 레버리지(차입)를 다시 확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며 정책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은 관계자는 “초저금리가 이어지자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높이려 안정적인 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동화증권이나 신흥국으로 자본이 급격하게 유입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장외파생상품 개혁과 관련해 “장외파생상품을 표준화하고 중앙청산소(CCP)를 통해 청산에 나서야한다”며 “FSB가 회원국의 개혁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미진할 경우 회원국에 개혁을 조속히 이행하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CP는 장외파생상품을 거래할 때 매도자와 매수자의 중간에서 결제이행을 보장하는 청산소를 가리킨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금융당국 수장들은 섀도 뱅킹(shadow banking) 규제 강화방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검토하는 한편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비은행 금융기관(non bank G-SIFIs) 선정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섀도 뱅킹은 은행과 비슷한 신용중개기능을 하지만, 은행과 같은 엄격한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이나 금융상품을 뜻한다. 김 총재는 FSB 아시아지역자문그룹 산하에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G-SIFIs)과 섀도뱅킹을 연구하는 2개의 실무그룹을 설립해 심층연구를 진행한 뒤 결과를 보고서 형태로 작성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김 총재는 앞서 23일부터 27일까지 열린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글로벌 금융규제 개혁이 신흥 시장국에 미칠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과 국제공조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