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해외 투자와 수출입 금융이 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원화보다 외화자금의 차입 비용이 높아진 점, 과거 엔화대출 손실 경험에 따른 회피 심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2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024110), 외환은행(004940) 등 6개 시중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 주말(17일) 기준으로 총 205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말 대비 6.2%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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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대출 담당자는 "신규 외화대출의 경우 최근 상담건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기존 대출금도 만기 연장하지 않고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외화유동성이 실물까지 퍼지지 않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높아진 외화대출 금리가 꼽히고 있다. 1~2년전 엔화로 대출했을때 이자가 연 1~2%대에 불과해 당시 5%이상을 매겼던 원화대출에 비해 훨씬 쌌지만, 지금은 기준금리만 보더라도 외화대출이 원화대출보다 1%포인트 가량 높다.
은행들이 올 상반기 중 140억달러에 달하는 중장기 외화를 조달해 넉넉한 유동성을 확보하긴 했지만, 비용이 워낙 높다보니 기업이나 가계에서 외화를 빌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외화차입 비용이 더 낮아 기업들이 외화대출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반드시 필요한 실수요가 아니면 외화 빌리기를 꺼려한다"면서 "엔화대출을 빌렸다가 환율급등과 금리상승으로 손실을 봤던 경험이 채 가시지 않아 심리가 아직 얼어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중장기 외화차입 권고로 은행들이 너도나도 고비용을 들여 채권을 발행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만 보면 상당히 마이너스"라며 "외화차입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는 있겠지만 실물 수요와 맞지 않게 중장기 차입을 계속 늘리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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