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5천억 규모 유상증자 결정(상보)

자기자본 2조 이상으로 확대..업계 선두권 진입
"투자은행 업무 위한 기본요건 충족" 자평
현정은 회장이 유상증자 직접 지시..M&A 이슈는 약화
  • 등록 2007-09-12 오후 2:25:51

    수정 2007-09-12 오후 4:06:18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현대증권(003450)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발행주식의 22%인 3065만7753주다. 우리사주조합에 20%를 우선배정하고, 구주들은 1주당 0.18주의 신주가 배정된다. 신주 발행가격은 할인율 20%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증자규모는 대략 5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본격적인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현대증권은 설명했다. 본격적인 투자은행(IB) 업무를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확충을 통한 재원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1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은 2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2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은 확보한 증권사는 대우증권(2조1500억원), 우리투자증권(2조1400억원) 등에 불과하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이번 증자로 현대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면에서 업계 선두권으로 올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따른 투자은행 업무를 위한 기본 요건을 충족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강연재 현대증권 경영기획총괄 부사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자기자본 확충과 전문화, 수익구조 선진화를 통해 업계 선두의 대형투자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번 유상증자 결정로 인수합병(M&A)설에 시달리던 현대증권에 대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 회장은 최근 현대증권 본사를 직접 방문해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보고받고, 유상증자 검토를 지시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이 유상증자 검토를 직접 지시했다"며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현대증권을 그룹내 핵심계열사로 육성하려는 현정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곧 그간 현대증권 주가를 받치고 있던 M&A 재료가 희석됨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도 현대증권의 이번 유상증자를 'M&A 재료 소멸'로 받아들이며 매도주문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대증권 주가가 좋았던 것은 M&A 재료 때문이었는데,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것은 노선이 바뀌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며 "주가 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21분 현재 현대증권 주가는 전일대비 3.94% 하락한 2만1900원을 기록,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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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22%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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