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 붓기前 빠진 밑부터 고쳐야"

떠나는 안공혁 손보협회장 "손보, 근본적인 변화 필요"
교통사고·보험범죄에 적극 대처 필요
  • 등록 2007-08-20 오후 3:01:51

    수정 2007-08-20 오후 3:06:12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안공혁 손해보험협회장(사진)이 오는 26일 퇴임을 앞두고 손해보험업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20일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갖고 "손해보험업종이 지난 25년간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는 비즈니스 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손해보험업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안공혁 손해보험협회장
안 회장은 우선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인 교통사고를 줄이고 보험범죄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음주운전과 보험범죄·사기 등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교통사고와 보험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보험료 인상은 교통사고와 보험범죄 예방을 위한 틀을 갖춘 후 추진해야 한다"며 "밑빠진 독에 물을 붓기 전에 빠진 밑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방카슈랑스 전면확대 시행도 재차 연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방카슈랑스의 경우 같은 계열 보험사의 상품만 판매한다"며 "방카슈랑스 전면 확대는 금융업종간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안 회장은 1937년생으로 지난 64년 행정고시 1회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재무부 증권과장과 이재과장 증권보험국장 2차관보 등 금융정책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공직에서 퇴임한 후에도 보험감독원장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현대투자신탁증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3년간의 손해보험협회장 임기중에는 방카슈랑스 시행일정을 늦추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임기중 통과된 보험관련 법안만 자동차관리법 등 3건에 달하고, 현재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 12건이 입법을 추진중이다.

안 회장은 오랫동안 왕성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로 청렴과 포용력을 꼽았다.

그는 "황희 정승과 맹사성 등 조선조 명재상이나 고건 전 총리 등이 사회생활에서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청렴했기 때문"이라며 "돈으로부터 얼마나 깨끗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전국시대 정치가였던 이사(李斯)의 말을 빌어 "태산은 작은 티끌까지 끌어안아 태산이 됐고, 대하는 작은 물방울까지 받아들여 대하가 됐다"며 "대의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것을 포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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