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에 진 미국·프랑스사, 체코 정부에 잇따라 이의제기

프랑스전력공사·웨스팅하우스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진정 제기
최대 48조 '잭팟' 놓치고 '몽니'
내년 3월 본계약 전 역전 기대
파이 줄어들 가능성 배제 못해
  • 등록 2024-08-28 오전 10:11:34

    수정 2024-08-28 오전 10:11:3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체코 원전 2기 건설사업 입찰에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진 미국·프랑스 원전기업이 연이어 체코 정부에 이의제기했다. 지난달 수주전 패배 후 난 후 몽니를 부리며 막판 역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소 전경. 체코 정부는 이곳에 원전 2기를 신설키로 하고, 지난 7월17일(현지시간) 사업자 본계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팀 코리아’를 선정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체코뉴스통신(CTK)를 비롯한 체코·프랑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전력공사(EDF)는 27일(현지시간) 체코전력공사(CEZ)가 지난달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진정을 제기했다.

전날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유사한 이유로 체코 반독점사무소에 문제를 제기한 지 하루 만이다. 이로써 체코 원전 최종 후보 3곳 중 한수원을 뺀 2곳 모두가 이번 결정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게 됐다.

24조원 규모 원전 2기 건설에 더해 2기가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는 최대 48조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내년 3월로 예정된 한수원의 본계약 전까지 막판 역전의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내년 3월 본계약의 9부 능선을 넘은 한수원과 팀 코리아는 차분히 체코 측과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최근 일련의 흐름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와 EDF는 유럽 서방 지역 원전산업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다. 체코 정부와 CEZ 역시 이 같은 몽니를 아예 무시하기는 어렵다. 프랑스와 체코는 유럽의 원전 정책·규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한수원이 최종 경쟁자였던 EDF를 제치고 처음으로 유럽 원전 사업을 수주한 것은 그만큼 이례적인 일이었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더 껄끄럽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의 첫 번째 원전 고리 1호기를 맡았고, 초기 원천기술을 제공한 오랜 기업이다. 현재도 K원전의 원천기술이 자기 것이라며 2022년부터 미국에서 법정 다툼 중이다. 1심에선 한수원이 이겼지만, 웨스팅하우스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한·미 정부는 그나마 이른바 ‘원전 동맹’으로 묶여 있지만, 웨스팅하우스는 캐나다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만큼 국익보다는 ‘돈’을 우선하는 경향이 크다. 2009년 한국전력공사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 때처럼 지적재산권(IP) 분쟁을 유발한 후 일정 수준의 이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미국·프랑스 기업의 의도와 달리 판이 뒤집힐 가능성은 작다. CEZ는 이미 위 상황을 모두 고려한 채 한수원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CEZ는 현지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시도에 대해 “입찰 탈락 참가자는 이의제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체코 측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잘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 같은 잡음은 부담이다. 협상이 원활치 않게 된다면, 체코 측이 이를 빌미로 판을 엎을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순 없다. 더 실질적으로 지재권을 주장하는 웨스팅하우스와 내년 3월 본계약 이전에 ‘원만히 합의’해야 하는 부담도 뒤따른다. 한국과 체코 원전산업계 이 사업의 ‘파이’를 양분한다는 계획이지만, 웨스팅하우스의 과도한 개입 땐 그 파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한 국내 관계자는 “이들은 이번에 체코 정부에 진정하기 전 탈락 직후부터 줄곧 이의제기해오고 있다”며 “타 기업의 움직임에 대해 섣불리 언급하기는 어렵고, 내년 3월 체코와 차질 없이 본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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