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실종 中금융 거물, 이달 상하이서 형사 재판 예정”

WSJ "불법대출 혐의 등 최소 징역 5년 예상"
2017년 홍콩서 괴한에 납치, 소문만 무성
밍톈그룹 사실상 해체, 中정부 경영권 접수
  • 등록 2022-06-10 오전 10:33:07

    수정 2022-06-10 오전 10:33:0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2017년 홍콩에서 사라진 캐나다 국적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이 이번달 중국 상하이에서 형사 재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샤오 회장에 대해 불법대출 등의 혐의가 적용돼 유죄가 인정된다면 심각성에 따라 적어도 징역 5년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샤오젠화 밍톈그룹 회장(사진=이데일리DB)
홍콩 포시즌스호텔에서 생활하던 샤오 회장은 2017년 1월 정체불명의 남성들에 의해 휠체어를 타고 얼굴이 가려진 채 중국 본토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밍톈그룹은 샤오 회장이 해외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뇌물·돈세탁·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중국 본토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90년 베이징대를 졸업한 샤오 회장은 미국 투자 대가 워런 버핏을 롤모델로 삼아 중국 금융업이 급성장하기 이전 은행, 증권, 보험회사에 집중투자해 초기 자금을 마련했다. 이후 부동산과 농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납치 당시 샤오 회장의 자산 규모는 400억 위안(약 7조5000억원)으로 2016년 중국 부호 순위 32위(조사기관 후룬)에 올라 있었다. 복잡한 지분 거래를 통해 100여 개 상장 기업의 지분을 보유했던 그의 성공 배경에는 혁명 원로 자제 그룹인 태자당의 지원이 있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이후 밍톈그룹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2000년 중국 정부는 보험과 증권, 신탁 업종에 걸쳐 밍톈그룹의 9개 금융사의 경영권을 접수해 관리한다고 밝혔다.

WSJ은 “중국에서 형사로 기소된 피고인들은 대부분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부정 행위로 기소된 수 많은 중국 기업인들은 재판에 회부되기 전 수개월, 길게는 수년씩 구금 당했다”면서 “이 재판이 진행된다면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한 반부패 청산 운동과 관련된 혼란스러운 사건 하나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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