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권소현기자]
다음(035720)이 미국 라이코스를 1111억5000만원에 인수키로 확정했다. 인수금액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인터넷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M&A를 통한 생존활로 모색과 해외 시장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대상을 라이코스로 선정한 것은 "글쎄"라는 반응이다.
◇인수 금액 예상수준
다음은 2일 테라 네트웍스와 미국 포탈업체인 라이코스 지분 100%를 1111억5000만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비용은 보유현금 700억원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성된 자금 900억원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인수금액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보다 다소 비싸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교보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는 1000억원을 약간 밑돌 가능성도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이보다는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인수금액을 7550만유로, 한화 1057억원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예상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정우철 애널리스트는 "인수가격 자체는 예상했던 것에 비해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다"라며 말했고 동원증권 구창근 애널리스트 역시 "예상했던 정도"라고 판단했다.
◇시너지 효과는 여전히 의문
다음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미국 인터넷 시장에 진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라이코스의 브랜드 파워와 다음의 비즈니스 노하우를 접목, 광고 및 유료컨텐츠의 수익성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또 다음의 강점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미국 환경에 최적화, 트래픽을 늘리고 이를 다양한 수익모델로 연결시킬 계획이다.
다음은 미국 배너 광고시장이 올해 7조8000억원에서 내년 8조8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등 상당히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내년 EBITDA 흑자전환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라이코스가 미국 시장에서 야후에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이 이번 인수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냐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동원증권 구 애널리스트는 "라이코스 검색엔진의 우수성도 검증된 바 없고 국내와 차별화되는 세련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다음과 라이코스가 상호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 정 애널리스트 역시 "미국 시장은 워낙 크다고는 하지만 야후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음의 계획처럼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다음과 라이코스간 사업모델도 상당히 틀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라이코스가 작년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만큼 지분법평가손실이 불가피하며 추가적으로 자금을 수혈해줄 경우 다음의 자금 상황에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음의 계획대로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불가피한데, 다음은 보유현금 대부분을 라이코스 인수에 소진, 자금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라이코스 자체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하다면 다음이 돈줄을 대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음 역시 더이상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어렵고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반등은 불확실성 해소..상승지속 제한적
한편 다음은 라이코스 인수 발표 이후 잠시 하락반전하는 등 출렁였지만 오전 11시51분 현재 지난 주말 대비 1.68% 오른 3만3350원을 기록중이다.
전문가들은 다음이 라이코스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밝힌 이후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인수 확정이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은 만큼 주가 상승 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 높다. 교보증권 김 애널리스트는 "향후 지분법평가손실 규모와 영업권 상각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며 "다음이 라이코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낼 수 있을지에 관한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할때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