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그렇지 않아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아 막막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생산원가는 급속도로 상승하는데 제품이 팔리지 않으니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처지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1월중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기업들의 원재료 및 중간재 확보를 위한 원가부담은 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원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없는 기업들로서는 채산성 추가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원재료 및 중간재가격지수는 1월들어 전월보다 1.9% 상승했다. 지난해 2월 2.3% 오른 이후로는 최대폭 상승이다. 원재료값이 한달만에 3.3% 뛰었고 중간재가격도 전월보다 1.8% 올라 지난해 3월 2.2%를 기록한 뒤 가장 크게 올랐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원재료가격이 6.5%, 중간재가격이 6.2% 상승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커진 것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1월에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원재료의 경우 국제유가와 고철가격이 상승하는 바람에 광산품이나 공산품이 올랐고 중간재도 석유화학제품 및 금속1차제품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참고로 두바이유 현물가격을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지난해 9월 배럴당 25.4달러를 기록한 후 4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가며 지난달에는 월평균 28.9달러를 기록했다.
원재료와 중간재가격이 뛰자 최종제품의 공장도가격(소비자물가에 자본재를 포함하고 서비스부문을 제외한 개념)도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최종재가격지수는 1월에 1.0% 상승했다. 전월 증가폭의 배에 달한다.
최종재 중 자본재는 기업들의 설비투자 부진으로 0.4%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소비재들의 공장도 가격은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인 1.3% 상승했다. 휴대전화기나 컴퓨터 등 내구소비재의 가격이 하락했지만 휘발유나 농축수산물 등 비내구소비재 가격의 고속상승 행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년동월대비로 최종재가격은 2.3% 상승했다. 이중 자본재는 1.8%, 소비재는 2.6% 상승했다.
한은 경제통계국 김인규 과장은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으로 기업들이 원가부담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이 커졌다"며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1월에 오르는 등 물가에도 상승압박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한 "1분기까지는 유가 및 원자재가격 뿐 아니라 대학 등록금, 학원비, 집세 등 서비스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물가가 불안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2분기부터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아직은 한은의 물가목표에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