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사망자 대부분 '흙수저'였다…"모스크바 출신은 없어"

  • 등록 2022-05-06 오전 10:48:39

    수정 2022-05-06 오전 10:48:39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군인들의 대다수가 수도 모스크바가 아닌 극동·시베리아 지역에서 온 ‘흙수저’ 출신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대부분의 러시아군 병사들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70여일 넘게 이어지면서 이 지역 병사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국방전략센터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는 제외하고 주로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에서 매주 200명씩 입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부차에서 전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제64분리 차량화 소총 여단도 모스크바 동쪽 6000㎞ 넘게 떨어진 극동 지역의 하바롭스크의 작은 마을에 기지를 두고 있다. 하바롭스크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고, 모스크바와 7시간 시차가 있다.

전쟁 초기엔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약탈한 TV·세탁기·귀금속·화장품등을 벨라루스 국경 도시 마지르의 택배회사에서 시베리아 외딴 지방 등으로 보내는 CCTV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가족들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군 생도들이 지난달 26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 리허설에 참가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러시아 독립 매체 메디아조나는 지난달 말 러시아군 사망 내용이 나온 1700여개 기사를 연구한 결과 최소 1774명이 사망(서방은 1만5000여명 사망 추정)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중 러시아 남부의 북캅카스의 다게스탄 공화국, 동부 시베리아의 부랴티야 공화국 등에서만 200여명 넘게 전사했다. 매체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의 전사자는 없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게스탄·부랴티야 공화국은 가난한 지역”이라고 전했다. 다게스탄 공화국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3만2000루블(약 60만원), 부랴티야 공화국의 평균 급여는 4만4000루블(약 84만원)이다. 모스크바의 평균 급여는 11만 루블(약 210만원)이다.

한편 개전 초기만 해도 세계 2위 군사력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가 점쳐졌지만, 실제로 러시아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국의 사이버첩보기관 수장인 제레미 플레밍 국립사이버보안센터 국장은 호주 캔버라의 한 강연에서 “푸틴은 엄청난 오판을 했다.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이렇게 거셀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군을 과대평가해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잘못 판단했다”면서 “러시아군은 무기 부족과 사기 저하로 명령을 거부하고, 장비를 일부러 고장 내고, 실수로 자기편 항공기를 격추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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