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식탁에서 제비뽑기를 하는 이유?

'중화권 최고 부자' 리카싱의 식사 대접법 화제
'지위고하 배제'..공평한 자리배치 위해 식탁서 제비뽑기
'동양의 워렌버핏' 비교 시도도
  • 등록 2016-06-19 오후 3:51:18

    수정 2016-06-19 오후 3:51:18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사진=바이두).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홍콩 최대 부호인 리카싱(李嘉誠·88) 청쿵그룹 회장의 식사 대접법이 화제다. 손님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을 낮추며 모든 이들을 존중하는 태도가 그와 함께 식사 자리를 가졌던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19일 중국 장가계일보에 따르면 보유 재산이 275억달러(32조5000억원)로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9%에 이르는 리카싱 회장은 독특한 식사 대접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동산 재벌인 완퉁그룹의 펑룬 회장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등과 함께 리 회장 식사 초대를 받은 소감을 상세히 전했다. 리 회장은 대부호 답지 않게 친근하고 자신을 낮추는 모습으로 일관해 당시 참석했던 이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고 왕 회장은 전했다.

특히 식사 테이블에 앉기 전 제비뽑기를 제안한 점이 이색적이었다고 그는 언급했다. 참석자 지위를 감안해 이른바 ‘상석’ 등을 고려한 자리 배치를 하지 않고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좌석을 배치하기 위한 그의 아이디어였던 것이다.

왕 회장은 “우리는 소위 부(富)와 성공을 거머쥔 사람들이 타인을 불편하게 하거나 역겹게 상황을 흔히 보게 되는데 리카싱은 그들과 달랐다”며 “리카싱의 성공이 시대를 잘 타고 난 것 뿐 아니라 그의 인생을 통틀어 자신을 깊이 수련하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낮추려 하는 자세를 실천해 왔기 때문이라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리카싱을 방문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때 그가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식사 내내 친근하게 다가와 주었으며 현장의 모든 사람들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존중하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홍콩 굴지의 부동산기업을 이끄는 거부(巨富) 리카싱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부호로 꼽힌다. 그는 20대 초반 작은 플라스틱 공장을 세우며 사업을 시작해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며 사업 확장을 거듭해 결국 부동산개발로 큰 돈을 벌어 중화권 최대 부호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이같은 일화가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리 회장을 ‘동양의 워런 버핏’이라 부르며 두 부호에 대한 비교도 시도되고 있다.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역시 매년 경매를 통해 ‘버핏과의 오찬’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버핏은 지난 2000년부터 ‘버핏과의 오찬’을 가지며 자신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싶은 사람들에게 ‘점심 값’을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전액 기부하고 있다. 이는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는데 올해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밝힌 익명의 입찰자가 버핏과의 점심 기회를 역대 최고가인 350만달러(약 42억원)에 따내며 화제가 됐다.

버핏에게 ‘한수 배우자’는 이들이 몰리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점심 값’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버핏과의 식사를 통해 그의 철학 뿐 아니라 투자 팁도 얻을 수 있는만큼 거액을 내놓고 이 기회를 잡으려 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에서 버핏의 인기 역시 리카싱 못지 않게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 자본시장 개방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늘고 있고 중국인들 중에는 이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비법을 배우길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버핏이나 리카싱과 식사 자리를 함께 했던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는 소감은 대부호답지 않게 소탈하고 친근한 태도로 상대를 존중하며 식사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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