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지난 40년간 10대 뉴스는?

대우증권 선정..70년대 기업공개촉진법, 건설주 파동
코스닥·펀드 열풍..글로벌 금융위기 등 선정
  • 등록 2010-09-15 오전 11:03:04

    수정 2010-09-15 오전 11:03:04

[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최근 시가총액 1000조를 재돌파한 한국 주식시장에서 지난 40년간 가장 주목받았던 이슈들은 무엇일까?

대우증권(006800)은 15일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지난 40년간 한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다음은 과거 40년간 한국 주식시장의 10대 뉴스.

1. 기업공개 촉진법 제정(1972년)

일정 요건이 되는 기업들의 상장을 의무화시켰던 법안. 상장 요건이 충족되는 기업들이 상장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재가 가해지도록 했음. 권위주의 시절에 만들어진 강압적인 법안이었지만 증시의 주역인 기업들의 상장을 이끈 결정적인 계기가 됐음. 기업공개 촉진법 제정 이후 상장 붐이 일어 72년 말에 66개에 불과하던 상장 종목수는 78년 말에 356개로 증가했음

2. 건설주 파동(1978년)

중동 건설 붐을 타고 급등세를 나타냈던 건설주가 78년 8월부터 갑자기 급락했음.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높은 밸류에이션,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 상장사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 등이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했음. 74년 말부터 78년 6월까지 3,709%나 급등했던 건설주 주가는, 고점 기록 이후 74%의 급락세를 기록했음. 건설주 파동은 70년대 강세장의 종결을 확인시켜줬음

3. KOSPI 1000p 도달(1989년)

80년대 후반 3저 호황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KOSPI가 네 자리 지수대에 진입. 당시 강세를 주도했던 증권업종은 한국 증시 역사상 전무후무한 급등세를 나타냈음.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지만 KOSPI의 네 자리 지수 시대는 3일 천하로 끝났고, KOSPI가 1,000p대에 안착했던 것은 이후 16년이 지난 2005년부터였음. KOSPI 1,000p는 89~04년 장기 박스권 장세에서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했음

4. 12.12 증시 부양책(1989년)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강도 높은 증시 부양책. 당시 노태우 정부는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해서 주가를 부양하도록 했음. 그러나 인위적인 부양책의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음. KOSPI는 일시적 상승 이후 약세로 반전됐고, 오히려 여러가지 부작용을 초래했음.
 
정부의 지시대로 무차별인 주식 매수를 단행했던 대한투신, 한국투신, 국민투신 등 3 투신은 90년대의 약세장에서 큰 손실을 보며 부실화됐음. 또한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를 믿고 신용으로 순매수했던 개인 투자가 역시 90년 10.10 반대 매매시 깡통 계좌가 속출하는 피해를 입었음

5. IMF 구제금융(1997년)

60년대 이후 지속됐던 한국 경제 장기 성장 시대의 종결을 고한 사건. 구제금융 직후 기업 도산이 속출하고 KOSPI는 280p까지 떨어졌지만, 당시의 시련은 한국 기업을 강하게 단련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음. 최근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한국 대표기업들이 누리고 있는 경쟁력 우위는 IMF 직후 단행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약이 됐다고 볼 수 있음

6. 외국인 투자한도 완전폐지(1998년)

98년 5월 25일 한국 정부는 외국인 투자한도를 완전 폐지했음. 한국 증시의 대외 개방이 시작된 것은 92년이었지만 외국 자본의 증시 유입이 본격화됐던 것은 98년 외국인 투자한도 완전폐지 이후부터였음.
 
당시에 단행한 투자 자유화 조치는 다른 이머징 국가의 개방 정도와 비교해 볼 때 대단히 급진적인 조치였음. 외국 자본의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식 주주 자본주의적 관행이 한국 증시에 이식됐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자사주 매입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자리 잡게 됐음

7. 코스닥 광풍(1999년)

90년대 말 국제적인 IT 붐을 타고 코스닥 시장 단기 급등. 6개월 사이 70배 가까이 올랐던 새롬기술 등 급등 종목 속출. 그러나 코스닥 열풍은 투기적인 버블로 이어졌고, 2000년 3월 고점 형성 이후 장기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음.
 
코스닥 지수는 99년 이후 2000년 3월의 고점까지 299%나 급등했지만, 이후 약세장이 지속. 2010년 9월 10일 종가(484p)는 2000년 3월의 역사적 고점(2,834p) 대비 82% 하락한 수준. 코스닥의 폭락은 건설주 파동, 증권주 급락과 함께 한국의 개인투자가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주가 급락 사례로 평가할 수 있음

8. 주식형펀드 열풍(2005~08년)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에서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했던 저금리 구조가 정착되기 시작했음. 은행예금 등 확정금리부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주식형펀드를 외면해 왔던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확대됐음.
 
2005~08년 주식형펀드로 유입된 자금의 규모는 105조원에 달했음. 이때부터 간접 투자 문화가 정착됐고, 한국 증시도 외국인에만 의존했던 천수답형 시장에서 내부 유동성과 해외 유동성이 보완적인 역할을 하는 균형 잡힌 시장으로 바뀌었음

9. KOSPI 2000p 도달(2007년)

중국 경제 고성장의 수혜를 받은 조선, 기계, 운송주 등이 급등하면서 KOSPI 2,000p대도달. 80년대 후반 이후 십수년 간 이어진 장기 박스권을 완전 돌파하면서 주가가 한 단계 레벨 업 되었고, 주식이 명실상부한 장기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음

10. 글로벌 위기와 주가 급락(2008년)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증시 폭락. 2008년 4분기의 주가 하락 속도는 30년대 대공황기 주가 급락 국면에 버금갈 정도로 빨랐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펀더멘털이나 금융 시스템은 서구 국가들에 비해 훨씬 양호했지만, 금융 개방화의 진전으로 서구의 불안이 그대로 아시아권으로 전염됐음.
 
그러나 2009년 이후 한국 경제와 증시는 V자형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2008년 급락의 상처가 빠르게 치유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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