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이 "기술유출은 아니다"는 입장을 강조한 반면,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은 "핵심기술이 수출대상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박했다.
황창규 삼성전자(005930) 사장은 7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정기총회에 참석, 기자들과 만나 하이닉스의 기술이전에 대해 "핵심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기술유출방지법이 있으니 법의 취지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선진국들의 경우 핵심기술에 대해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며 "그런 핵심기술이 수출대상이라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황 사장은 양산기술의 이전인 만큼 기술유출 우려가 없다는 하이닉스의 주장에 대해서도 "설계기술이나 양산기술의 구분은 의미가 없지 않느냐"며 "모두 핵심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황 사장은 나아가 정부의 하이닉스 기술이전 심사에 이같은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황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대만 기술이전과 관련 "기술유출이 아닌 기술수출"이라는 하이닉스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다.
실제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기술유출 논란을 의식한 듯 "만일 기술이 유출된다고 판단되면 내가 스스로 중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모스와 협의하고 있는 기술은 선행기술이나 설계기술이 아닌 양산기술일뿐"이라며 "기술유출의 문제는 하이닉스가 아닌 국가전체의 문제인 만큼 그런 우려는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난 3년간 프로모스에 양산기술을 이전했지만 프로모스가 그 기술을 기반으로 다음세대 기술을 개발한 흔적은 없다"며 "기술유출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사장은 특히 다른 업체들로부터 공동기술개발 제안이 왔지만 기술유출의 우려가 있어 이를 거절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만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한다던가 하는 경우에는 기술유출의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여러업체에서 제안이 왔지만 국가전체적으로 도움이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사장은 이같은 의견을 향후 지식경제부의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심의과정에 전달할 것이라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정부의 심의과정에서 기술이전에 대한 삼성측의 부정적 의견을 전달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과정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또 이같은 의견을 김종갑 사장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은 총회인만큼 그와 관련된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같은 발언을 전해들은 하이닉스측은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마이크론과 난야가 50나노 공동개발에 나서고 엘피다도 다른 업체들과 공동개발을 나서는 환경"이라며 "양산기술 이전에 대해 문제삼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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