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물밑협상을 통해 6주 휴전에 근접하고 있다. 전보다는 이견이 줄어들었지만 아직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피란가고 있다.(사진=UPI·연합뉴스) |
|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는 이스라엘과 6주 동안 교전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를 포함한 포괄적인 적대행위 중단이 이뤄질 수 있다면 하마스는 어떤 진지한 제안에도 열려 있다고 했다. 하니예는 조만간 이집트를 방문해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카타르·이집트 대표는 지난 28일 만나 하마스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6주간 전투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미국 등 중재국 등은 교전이 멎는 6주 안에 영구적인 종전을 끌어낸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 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은 전날 “몇 주 전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이다”고 협상 상황을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설득력 있는 제안이다. 하마스가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합의를 낙관하긴 어려운 형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하마스를 절멸시키거나 모든 인질이 귀환하기 전까진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출신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안보부 장관은 “무모한 거래는 정부 해체”라며 하마스와 협상 시 연립내각에서 탈퇴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밑협상이 진행되는 사이 인명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가자지구 내 사망자는 2만6751명에 이른다. 영국 BBC는 위성 사진 분석을 근거로 14만회에 이르는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가자지구의 건물이 최소 절반 이상 손상·파괴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