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내달 11일 '완창판소리-정순임의 흥보가'

국가무형문화재 ''흥보가'' 보유자 정순임 명창
간결한 사설·기품 있는 박록주제 ''흥보가'' 선보여
  • 등록 2023-10-27 오전 10:35:16

    수정 2023-10-27 오전 10:35:16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정순임의 흥보가’를 오는 11월 1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정순임 명창. (사진=국립극장)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인 정순임(81) 명창이 깊은 공력의 소리로 박록주제 ‘흥보가’를 들려준다.

1942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난 정순임 명창은 판소리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집안의 계보를 이어 판소리 계승·발전에 헌신해 온 인물이다. 고종의 교지를 받은 어전(御前) 명창 큰 외조부 장판개와 ‘8잡가꾼’으로 불릴 만큼 기예가 출중했던 외조부 장도순을 시작으로, 외숙부 장영찬 명창과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이 계보를 이어왔다. 정순임 명창의 가문은 2007년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 1호로 지정됐다.

어린 시절부터 소리를 좋아한 장 명창은 1950년대 임춘앵의 국악단 공연에 매료돼 소리를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단체에 입단하기도 했다. 이후 정응민 명창에게 ‘춘향가’ 일부를, 장월중선 명창에게서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를 배우며 본격적으로 소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85년 남도예술제 판소리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20대 중반부터 경상북도 경주에 정착했다. 영호남을 넘나들며 동편제와 서편제 구분 없이 조화로운 소리 세계를 구축해 온 예인으로 더욱 특별하다. 지역 내 판소리 전승에 힘쓰고 후학을 양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가 됐다. 2020년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정순임 명창이 들려줄 판소리 ‘흥보가’는 가난하고 착한 흥보와 욕심 많은 놀보를 통해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아낸 작품이다. 박록주제 ‘흥보가’는 송만갑-김정문-박록주-박송희로 이어진 것으로 섬세하게 다듬어진 간결한 사설, 기품 있고 점잖은 소리가 특징이다.

정순임 명창은 “소리꾼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장월중선 명창, 박송희 명창 등 나에게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 덕분”이라며 “‘흥보가’ 예능보유자로서 큰 책임감을 가지고 완창 무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조용복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도위원, 제31회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에서 대상을 받은 장보영이 고수로 함께한다. 송지원 음악인문연구소장이 해설·사회를 맡는다. 티켓 가격 전석 2만원.

예매 및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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