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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기부에 따르면 애초 박 장관은 오는 15일 독일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추진하고 있는 연합 데이터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가이아-엑스’(GAIA-X) 참여를 포함한 스마트공장 분야 국제 협력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가이아-엑스는 아마존·구글 등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 기업에 대항해 독자적인 데이터 공유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기업·산업별 맞춤형 데이터 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올해 말 최초 버전 개발을 앞둔 상태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의료나 금융, 건설, 공공행정 등 전 산업 분야가 사업 대상이다. 현재 독일 정부와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중기부는 우선 제조업 분야 참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해 12월 중기부는 헤닝 카거만 독일 공학한림원 회장을 비롯한 독일 대표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가이아-엑스 참여를 권유받았다. 이후 중기부는 산하 AI·제조데이터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가이아-엑스 참여 가능성을 독일 측 파트너인 LNI 4.0(Labs Network Industire·독일 내 스마트공장 관련 기업 협회)과 논의해왔다.
실제로 박 장관은 지난 6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는 클라우드 산업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클라우드 산업 육성에 방점을 찍어 정부가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데이터 클라우드 분야 육성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현지 일정들이 전면 취소되면서 이 같은 일정은 무산됐다. 가이아-엑스 참여를 통한 스마트공장 인프라 고도화 추진 일정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다만 중기부는 우선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중기부 산하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맞춤형 인프라 구축’ 2단계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제조데이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국내 대학과 협업해 데이터 수집·저장 표준화 체계도 5월 중으로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가이아-엑스 참여는 결국 제조데이터 활용에서 국제 표준을 선도한다는 이야기이고, 이런 과정에 빨리 들어간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며 “박 장관의 출장은 연기됐지만, 독일 측과 실무적인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스마트제조혁신을 포함한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등 분야에서 독일과 기술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등 3개 기관과 한독상공회의소 간 기술교류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