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기자의 까칠한 재테크]가치투자 대가 버핏이 아마존에 투자한 이유는?

"아마존, PER 높아도 영업이익 대비 저렴해"
아마존, 클라우드 등 공격적 투자..IT산업내 우위 전망
  • 등록 2019-05-06 오후 7:14:59

    수정 2019-05-06 오후 7:14:59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아마존 주식 매입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아마존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아마존을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샀다는 이유만으로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아마존의) 팬이었고 매수하지 않은 바보였다”며 “하지만 성향의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여러분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4일 야후 파이낸스를 통해 생중계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아마존 투자는 가치투자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까칠한 성 기자는 버핏이 아마존을 가치 투자라고 한 이유와 아마존의 기업 가치에 대해 알아봅니다.

아마존 투자는 가치투자다

올해 주총에선 버핏의 아마존 투자가 화두로 올랐습니다. 그는 이날 “버크셔 해서웨이가 아마존에 투자함으로써 가치 투자의 뿌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 그는 “변하지 않았다”며 “아마존에 투자 의사 결정을 한 사람은 가치투자자”라고 대답했습니다. 앞선 인터뷰에서 버핏은 “아마존에 대한 투자 결정은 그가 스스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신이 투자를 검토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가치투자자인 투자전문가들(the money managers)의 의사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실제로 이번 아마존 투자도 주식 포트폴리오 운용을 책임지는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슬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정한 가치는 PER만으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버핏은 아마존 투자가 가치 투자인 이유에 대해 “아마존의 매출, 마진, 유형자산, 초과현금 등 수많은 지표를 고려했다”며 “아마존에 대한 투자는 다른 기업에 대한 투자와 마찬가지로 청산가치나 영업이익에 대해 저렴한 주식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습니다.

아마존 1분기 영업익·당기순익, 최대 실적 당성

그렇다면 아마존의 지표들은 어떨까요? 연초 이후 아마존 주가를 기준으로 PER은 약 70~80배로 뉴욕 증시 상장사 평균인 14.5배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PER로만 보면 가치투자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전년 대비 세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놀랍습니다. 지난 1분기 아마존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9% 성장한 44억 달러(약 5조원),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19% 늘어난 36억 달러(약 4조원)의 성과를 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3.6%포인트 개선된 7.4%로 나타났습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등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며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겁니다.

주가도 고공 행진 중입니다. 버핏의 아마존 투자가 밝혀진 이후 지난 3일 기준 아마존의 주가는 전날 대비 3.24% 오른 1962.46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시가총액은 9661억달러에 달합니다.

전문가들이 보는 아마존의 전망은 밝습니다. IT 산업 내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정희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에서 내린 의사결정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며 “컴퓨팅, 데이터베이스, 어플리케이션 전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아마존의 IT산업 내 지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선두 인터넷 기업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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