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으로 날아간 이재용… 반도체 위기 묘수찾기 첫발(종합)

현지서 시안 공장 및 2라인 건설 현장 임직원 격려
1월 D램값 17% 급락..2월 춘절기간 수요 급감 전망
메모리 반도체 등 중국 현지 사업 점검 및 대책 구상
3월 등기이사 재선임 예상..해외 행보 더 활발해질듯
  • 등록 2019-02-06 오후 8:04:24

    수정 2019-02-06 오후 8:04:24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이재용(사진)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지난 4일 중국 시안으로 새해 첫 해외 출장을 떠나 설 명절을 현지에서 보내며 반도체 위기 극복에 나섰다. 시안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곳으로 내년 양산을 목표로 2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현지 반도체 공장과 2공장 현장 등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업무 복귀 1년을 맞은 이 부회장은 다음달 중순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재선임 될 예정인 가운데 향후 더욱 활발한 글로벌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설 명절 연휴 셋째 날인 4일 시안으로 출국해 현지 반도체 공장 점검에 나섰다. 중국의 설 명절에 해당하는 춘절 기간에 현지에서 설날을 보낸 이 부회장은 2014년 완공한 낸드플래시 전용 생산시설은 시안 1공장을 둘러보는 등 현장 점검에 나섰다. 또 지난해부터 70억 달러(약 8조원)을 투입해 건설하고 있는 시안 2공장을 찾아 공사 진척 상황과 양산 일정 등을 직접 확인하고 설 연휴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시안을 선택한 이유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메모리 값 하락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 들어 1월 글로벌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전달 대비 무려 17.24%나 급락한 상황이다. D램의 고정거래가격 기준인 DDR4 8Gb(기가비트) PC향 범용제품의 가격 조사가 시작된 2016년 6월 이후 3년 7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낸드플래시도 3% 떨어지며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메모리 호황을 이끌었던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가격 하락세 속에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란 분석이다. 특히 중국 시장은 경기 둔화와 함께 열흘 간 이어질 춘절 기간으로 인한 메모리 수요가 더욱 위축돼 2월 가격 하락폭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지 시장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메모리 값 하락과 시장 수요에 맞춘 2공장 가동 및 양산 시점에 대한 의견도 현지 관계자들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또 메모리 치중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및 시스템 반도체 등 비(非)메모리 육성에 대한 신년 구상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난 이후 1년 간 유럽과 북미,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지를 누비며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전자장비) 등 신사업 확대 및 점검에 몰두해왔다. 올해도 1월 초 5G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하고 DS부문 경영진 간담회 등을 가지며 사업 전략 구상에 몰두해왔다. 같은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기업인 초청 행사에서 이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오는 3월 중 열릴 삼성전자 정기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들과 함께 등기이사로 재선임도 예상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됐지만 임기가 3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상법(제383조) 규정에 따라 이번 정기 주총에서 재선임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설 및 추석 명절 등 연휴에 해외 핵심 고객사 CEO(최고경영자)를 만나는 등 사업 점검의 기회로 활용해왔다. 2014년 설 연휴에는 미국 출장을 떠나 현지 이동 통신사들과 미팅을 가졌고 2016년 설 명절에도 미국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CEO를 만났다. 2016년 추석에는 인도 출장길에 올라 모디 총리를 접견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메모리 생산시설인 시안 반도체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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