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술자리에 고통 받는 치아, 달달한 소주 충치 생길 수도

질긴 고기와 염분이 많은 안주, 잇몸질환 유발해 치통의 원인
  • 등록 2015-11-30 오전 9:42:00

    수정 2015-11-30 오전 9:42:00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한 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에 지인이나 직장동료와 송년모임을 자주 갖는 시기다. 한 해 있었던 일을 되돌아 보고, 앞으로 다가올 새해를 맞이하는 송년모임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술이다. 고광욱 유디치과 대표원장과 함께 즐거운 연말을 보내기 위해 음주 시 치아 관리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5년 간 국내 유통 주류 출고현황을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2015년에는 달콤한 과일맛 소주가 유행하면서 소주를 기피하던 여성까지 주류 판매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과일맛 소주 순하리는 출시 100일만에 누적 판매 4000만병을 돌파했으며, 자몽에이슬, 좋은데이 유자 등 경쟁제품이 출시 되면서 전체 소주시장에서 과일맛 소주 매출 비중이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달콤한 과일 맛 소주, 무턱대고 마시다간 충치 생길 수도

연말이 다가오고 술자리나 회식자리가 많아 지면서 과일 맛 소주를 비롯해 소주, 맥주, 양주 등 다양한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 연말 송년회 자리에서 즐겨 마시는 소주는 쓴 맛이 강하지만 당분과 인공감미료가 첨가돼 있기 때문에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달달한 맛으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과일맛 소주에는 각설탕 15~17개 정도의 많은 당분이 함유되어 있다. 술에 함유된 당은 치아표면에 쌓이게 되면 충치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연말에 자주 마시는 술로 인해 충치가 걱정이라면 음주 후 우유를 마시는 것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충치균은 술에 함유 되어 있는 당을 먹고 산을 만들어 내는데 우유가 이를 중성화 시켜주는 역할을 해 입 냄새 제거뿐만 아니라 충치예방에도 탁월하다. 또한, 입 속에 남아 있는 당 성분과 음식 찌꺼기는 충치를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에 귀가 후 반드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광욱 대표원장은 “충치는 초기에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내원해 1년에 한두 번 스케일링을 받고 구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질기고 염분 많은 안주, 잇몸 붓고 치아에 통증 유발

삼겹살과 곱창, 오징어나 마른안주 등 연말 술자리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안주는 질기고 딱딱하기 때문에 치아 마모나 잇몸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추운 겨울에 자주 찾는 전골이나 국물요리처럼 염분이 많은 안주는 입 속 세균이 증식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세균과 음식찌꺼기가 만나 만들어지는 단단한 치석은 잇몸에 염증을 유발하고 치아 사이가 점차 벌어지게 만든다.

송년 모임에서 술을 마실 경우 질기거나 염분이 많은 안주보다는 섬유질이 많은 채소 샐러드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채소에 있는 섬유소를 씹을 때, 치아표면에 붙어 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닦아 내고 나트륨을 배출하는 역할을 해서 구강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전골이나 찌개류의 안주를 섭취할 경우에는 나트륨이 녹아 있는 국물보다는 건더기만 먹는 것이 염분의 섭취를 줄이고 잇몸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고 원장은 “연말의 추운 날씨와 잦은 술자리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잇몸질환이 악화 되었다면 입 속을 건조해 지지 않도록 따뜻한 물을 자주 마셔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위산 역류로 약해진 치아, 작은 마찰에도 쉽게 부러지거나 금가

연말 술자리에서 기분에 취해 무작정 술을 마시다 보면 울렁거리는 속을 참지 못해 나도 모르게 실수를 하게 된다. 또한 다음날 빠른 일상복귀와 속을 편안하게 하기 위해 억지로 구토를 해 술을 깨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구토를 하면서 역류한 위산이 치아에 닿으면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다. 산에 의해 부식된 치아는 평소보다 약해져 있기 때문에 작은 마찰에도 쉽게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평소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면 연말 술자리를 자제하거나 음주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기 전에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포만감으로 인해 음주량을 줄일 수 있다. 음주를 할 경우에는 수분이 많은 과일이나 칼륨성분이 많은 해조류를 먹는 것이 알코올을 분해하여 구토 증세를 예방할 수 있다. 구토 후에는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보다 가볍게 물로 입안을 헹군 후 30분 뒤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다.

고광욱 원장은 “뭐든지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면서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술과 음식을 곁들인 과도한 음주는 우리의 치아를 병들게 하기 때문에 치아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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