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화장품(123690)이 올초부터 추진해 온 사옥 매각이 무산됐다. 인수자인 하나에셋 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자금모집에 차질을 겪다 결국 약속한 시한 내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계약 실패로 끝이났다.
이번 사옥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및 운영 자금 확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려던 한국화장품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은 지난 13일 공시를 통해 하나자산신탁이 만든 ‘하나에셋 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본사인 서울 서린동 소재 서린빌딩 지분 56.16%와 토지(1448.34㎡), 건물(1만5790.19㎡)을 890억원에 매각한다는 계약을 맺었으나 기관투자자의 모집이 용이하지 않아 계약 해제됐다고 밝혔다.
하나위탁관리리츠는 지난 3월19일 자산양수도 계약을 맺으면서 4월18일 대금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계약 완료일이 되자 처분 예정일을 5월30일에서 오는 7월1일 두 차례에 걸쳐 미루다 기관투자자의 모집이 용이하지 않아 매매계약을 해제했다.
한국화장품 측은 “두 차례에 걸쳐 매매대금 지급기한을 연장했으나 현재까지 기관투자자의 모집이 용의하지 않고 내달 1일까지 매매대금의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임에 따라 매수인으로부터 부동산매매계약서 제9조 제4항 제2호에 의거한 계약해제를 통지받아 매매계약이 해제됐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화장품이 브랜드숍 더샘의 난항과 불황 극복을 위해 본사 매각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 사업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국내 호텔 사업이 난항을 빚으면서 선뜻 투자에 나서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화장품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1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전년보다 5.8% 줄어든 68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화장품 시장 점유율은 2012년 1.9%에서 지난해 1.5%로 감소 추세다.
한편 서린빌딩은 한국관광공사 건너편인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35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로 연면적은 2만8100㎡ 수준이다. 지난 1987년에 준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