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의 호된 신고식

임기 수정제안 즉석 수용..3년서 2년으로 줄어
  • 등록 2012-03-13 오후 2:02:28

    수정 2012-03-13 오후 9:26:16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대행 `꼬리표`를 뗀 윤용로(사진·57)외환은행장이 주총장에서 곤혹을 치렀다.

윤 행장은 13일 오전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004940) 본점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임기 2년의 외환은행장에 공식 선임됐다.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매각과 함께 래리 클레인 전 행장이 퇴임하면서 지난달 10일부터 대행으로 활동한지 한 달여 만이다. 작년 3월 외환은행장 내정자로 선임된 시점부터 따지면 꼬박 1년여 만이다.

윤 행장은 주총에서 "경영안정이 우선인 만큼 주주와 은행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윤 행장은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로부터 따가운 질책은 물론 은행 집행부가 마련한 원안에 제동이 걸리는 등 향후 경영행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윤 행장의 임기는 당초 당초 3년이었다. 그러나 이날 주총장에서 대주주인 하나금융 측이 임기를 2년으로 줄이자고 수정 제안했고, 윤 행장이 그 자리에서 즉각 수용하면서 임기가 줄었다.

또 다른 주주는 오는 29일 정기주총임에도 굳이 보름 앞서 임시주총을 개최하는데에는 다른 저의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감사보고부터하라고 윤 행장을 다그쳤다.

정관 일부 변경과 관련해서도 윤 행장은 은행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책임을 다하고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한다는 문구를 정관에 넣으려고 했지만 주주들은 이를 거부했다. 주주들은 주주와 고객·직원들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를 정관 서문에 넣어야한다는 수정 제안을 냈고, 결국 관철시켰다.

한 주주는 "사회적책임 취지는 좋지만 지금 그것을 앞세울 시기가 아니다"라며 "은행이 충분한 이익을 달성하고 잉여금이 발생했을 때 해도 늦지 않다"고 주장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주총에서 윤 행장답지 않은 모습도 연출됐다. 한 주주가 "론스타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날 임시주총이 법적효력이 없다"고 원천무효를 주장하자 윤 행장은 "임시주총은 적법하다"고 맞서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 안건에 대해 질의를 하는 주주들에게 순서대로 발언 기회를 줬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임의적으로 1순위, 2순위자를 매겨 발언권을 행사토록 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행장은 "가급적 많은 주주에게 발언권을 주려고 이미 발언했던 주주들을 후순위로 돌린 것인데 (결과적으로 일이 이리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윤 행장과 함께 장명기 전 외환은행 수석부행장을 상임이사에 선임하고 권영준 경희대 교수, 김주성 전 국가정보원 실장(공직자윤리위 승인까지 유보), 래비 쿠마르 미 USC 교수, 방영민 전 서울보증보험 사장, 천진석 전 하나증권 사장, 한기정 서울대 부학장,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교수를 사외이사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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