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초콜릿업체 캐드베리 인수를 추진하던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는 가격협상 난항에다 대주주인 버핏의 반대까지 겹쳐 어려움이 커졌다. `달콤한 M&A`라 불리던 캐드베리 인수전이 자칫 크래프트 경영진에게 쓴 맛만 남긴채 끝날지 모른다는 관측도 고개를 들고 있다.
◇ 버핏 "난 이런 식의 결혼 반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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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월스트리트저널과 CNN머니 등에 따르면 버핏의 문제제기는 크래프트의 인수자금 조달 방식이다. 크래프트가 캐드베리측에 제시한 인수조건은 현금과 주식을 통해 총 160억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크래프트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네슬레에 피자사업부를 37억달러에 넘긴데 이어 3억70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7년 주당 33달러에 크래프트 지분을 인수했던 버핏 입장에선 현재 주가가 27달러로 낮아진 상황에서 대규모 증자에 나서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
◇ "승자의 저주는 막아야"
특히 주주들이 증자를 허용할 경우 크래프트 경영진이 M&A 성사를 위해 인수대금을 과도하게 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자리하고 있다.
버핏은 "증자안이 허용될 경우 이는 크래프트에 캐드베리 인수제안을 변경할 수 있는 백지 수표를 주는 것과 같다"며 "우리는 인수제안 가격이 조정될까 심히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리해서 인수대금을 올릴 경우 M&A직후 주당 순익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돼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가뜩이나 예단문제로 뒤숭숭하던 차에…
캐드베리 이사진과 주주들이 희망하는 매각가격은 크래프트측이 제안한 인수가격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격차로 난항을 겪던 이번 M&A협상은 버핏의 이례적인 반발에 더 미궁으로 빠지게 됐다.
그간 캐드베리 이사진과 주주들은 회사가치가 최소 주당 800펜스를 웃돈다고 주장하며 크래프트측이 제시한 주당 740펜스 제안을 거부해왔다. M&A 바람을 타고 캐드베리의 주가가 주당 800펜스를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딜이 성사되기 위해선 크래프트측이 인수가격을 올리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답이 없는 실정이다.
그간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종인수제안 시한인 오는 19일까지 크래프트가 인수가격을 높일 것으로 예상해 왔지만 버핏을 비롯한 주요주주들의 반대로 이 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크래프트는 인수가격의 60%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크래프트 주식으로 지급하겠다는 안을 새로 제시했을 뿐 인수가격 인상여부에 대해선 아직 언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