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과감·신속한 투자로 주도권 유지해야"-삼성硏

과거 우리기업들의 성장전략 그대로 답습
삼성경제연구소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로 대응해야"
  • 등록 2007-11-26 오후 3:04:20

    수정 2007-11-26 오후 3:26:47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한국 반도체 LCD산업을 위협하는 일본과 대만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를 통해 주도권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반도체·LCD 산업의 경쟁 현황과 시사점'(박성배 수석연구원)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우선 일본과 대만의 경쟁기업들은 한국기업들이 사용했던 ▲공격적인 성장전략 ▲협력의 시너지 활용 ▲단계를 벗어난 기술 개발 등의 전략을 적극적으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지난 1990~1991년 반도체 불황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해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로 부상했고, 이후에도 투자규모를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엔 한국과 경쟁하는 미국 일본 대만의 D램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매년 D램 매출액의 30% 이상(최대 110%)을 설비투자로 지출하고 있으며 일본 엘피다는 47%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LCD분야에서도 대만업체들이 공격적 투자로 삼성전자 LG필립스LCD(034220)와 대등한 생산규모를 확보했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단계를 뛰어넘는 과감한 투자'로 경쟁사를 제압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995~1996년 일본 LCD 기업들이 2세대(10.1인치 주력) → 2.5세대(11.3인치) →3세대(12.1인치) 등으로 순차적으로 투자한 것과 달리, 한국은 곧바로 3세대 투자를 감행한 것 등이 대표적 예다.

마침 시장의 주력 사이즈가 10.1인치에서 12.1인치로 바로 넘어가면서 일본의 샤프 등이 큰 손실을 입었고, 한국기업들은 일본기업을 따라잡는 계기를 잡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을 경쟁기업들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샤프가 2006년 7세대를 건너뛰고 8세대 라인을 가동했고, 지금은 2010년 가동을 목표로 10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D램 반도체에서도 일본의 엘피다는 D램에 적용되는 회로선폭 기술을 2007년 1분기 90나노미터(nm)에서 80나노미터를 건너뛰고 곧바로 72나노미터를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해외 경쟁기업들은 한국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제휴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면서 "특히 대만과 일본기업들이 D램 가격하락으로 대규모 적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적인 체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반도체·LCD업체들이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로 대응하는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대만기업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범용시장을 한계상황으로 계속 몰아가기 위해서라도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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