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두고 왜 변두리만 잡나"..담합아파트 주민 반발

해당지역 주민 "강남 집값이나 잡아라"
시세정보업체 "시장질서 정상화 기대"
  • 등록 2006-07-21 오후 2:41:28

    수정 2006-07-21 오후 3:05:04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건설교통부는 21일 가격담합 아파트 58곳을 적발, 실거래가격을 공개한 가운데 해당 주민들의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담합 아파트는 서울 13곳, 경기 44곳, 인천 1곳 등이다. 특히 35곳이나 적발된 부천 중동 상동신도시 주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건교부의 실거래가 공개 방침에 항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이번 조치로 시장질서가 잡힐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강남 목동 집값이나 잡아라 = 건설교통부 게시판에 항의성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단순하게 현수막 걸고, 전단지 뿌렸다고 담합 운운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건교부의 실거래가 공개를 비판했다.

모 부동산 업체가 운영하는 부천 상동 커뮤니티에도 건교부의 조치에 항의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2년 전만 해도 분당 31평과 (부천 상동 아파트가) 같은 시세였다"라며 "그러나 분당은 7억원이 넘는 반면 부천 상동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건교부 담합조사는) 강남이나 분당에 가서 할 말을 여기서 하는지"라며 "우리 단지는 아직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  A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강남, 목동도 못 잡으면서 왜 우리만 괴롭히냐`는 반응이 많다"며 "담합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 별 효과가 없을 것이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실거래가와 정보업체에서 제공하는 시세가 비슷한 단지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중앙하이츠 27평형의 경우 부동산 정보업체 시세는 1억5000만~1억6000만원으로 건교부가 발표한 실거래가와 차이가 없다. 금천구 시흥동 벽산 5단지 32평형도 정보업체 시세는 2억3750만~2억9000만원으로 정부가 발표한 2억4800만~2억7000만원과 비슷하다.

금천구 시흥동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정보업체 시세가 정부가 발표한 실거래가보다 낮은 경우가 허다하다"라며 "집주인들이 실거래가 만큼 받겠다는 곳이 많아 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주택구입자 "실거래가 공개 환영" = 실거래가 공개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기도 구리시 모 아파트를 구입하려다 집값 담합으로 매수를 늦춘 김모씨는 "불과 한달만에 부녀회 담합으로 1억원 이상 가격이 올라, 집을 사지 못했다"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집값을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재가 있어야 하고, 가능하면 형사처벌 될 수 있는 법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정보 제공업체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정확한 시세를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부터 담합 아파트 시세 제공을 중단해 온 부동산뱅크는 최근 20여개 아파트 시세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의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

부동산뱅크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58곳의 아파트에 대한 시세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대신 정부가 제공하는 실거래가격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조치로 집값 담합 행위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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