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세형기자] 계열사인
LG카드(032710)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또 다시 실시키로 하면서 LG투자증권 역시 또 한 차례 대규모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카드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37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의했다. 재무구조를 또 다시 한다는 측면과 함께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31일 주가는 하한가까지 떨어지고 있다.
지분 8.09%를 보유하고 있는 1대주주인
LG투자증권(005940)은 유상증자 참여 부담과 함께 총액 인수 방식으로 LG카드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소식으로 덩달아 급락하고 있다. 31일 오전 11시24분 현재 전일보다 8.62% 떨어진 1만600원으로 1만원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는 지경이다.
유상증자 참여보다는 총액 인수 계약으로 인해 발생할지 모를 LG카드 실권주 인수 부담이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상증자 참여는 지분율대로 할 것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떠안게 될 지도 모르는 실권주량은 가늠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을 키워가고 있다.
올들어 LG카드가 실시한 첫번째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세번째로 실시된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때에는 LG투자증권이 600억원대의 물량을 소화한 적이 있어 이같은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결국 LG카드 유상증자에서 발생할 실권주 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가 LG투자증권의 주가를 움직일 핵심 요소다.
회사측과 업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을까. LG증권측에서는 실권주를 인수하게 될 부담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총액 인수를 검토하면서 실권주를 떠안게 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며 "실권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인수할 투자자가 상당부분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가 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LG카드가 유상증자 결의와 관련없는 주주총회를 함께 소집하면서 이같은 낙관에 대한 신뢰성이 점쳐지고 있기는 하다. LG카드는 정관변경을 위해 주주총회를 소집했다.
LG카드는 주총과 관련 "외국인 투자자와의 전략적 자본제휴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정관일부 내용을 변경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카드는 구주주 대상 청약을 12월15일과 16일, 이틀동안 받을 예정이며 12월16일엔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주총회가 실권주 청약에 앞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이미 투자자가 확보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송상호 애널리스트는 "이미 지난달부터 LG카드의 유상증자 가능성이 업계에서 제기돼 왔다"며 "이걸 모를리 없는 LG그룹이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즉, LG투자증권이 LG카드의 1대주주이긴 하지만 이는 명목상일 뿐이다. 이에 따라 LG그룹이 가만히 있다가 LG카드를 살리기 위해 또다른 상장사인 LG투자증권에 막대한 부담을 지우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특히 "LG카드의 주주총회에서는 수권 주식수 증가와 함께 제3자배정, 그리고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에 관한 정관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며 "카드의 실권주 청약이 주주총회 이후에 진행되는 만큼 이미 투자자를 물색해 놓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론했다.
한편 LG투자증권은 실권주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올해 상반기와 같은 짭잘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LG카드에 따르면 LG투자증권은 총액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전체 유상증자 가액의 2.2%를 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이에 따른 수수료 총액은 현 시점에서 74억원에 달하고 있다. 상반기 유상증자때 80억원대의 수수료 수익을 얻은 데 이어 두번에 걸친 유상증자에서 톡톡히 재미를 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