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오상용기자] 21일 국세청이 시상하는 `이달의 국세인`에 강남세무서 조사2과 7급 곽영준 조사관(43)이 선정됐다. 지난 80년3월 9급 공채로 국세청에 입사, 일선 세무서와 지방청을 두루 거친 경력 23년의 이 베테랑 조사관의 전문분야는 부동산투기조사.
지난 2월 강남세무서 조사2과에 전입한 곽 조사관은 강남지역을 둘러보면서 아파트가격이 평당 2000만원이상 호가하는데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부동산투기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를 궁리했다는 곽 조사관은 곧 부동산중개업소에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부동산중개업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곽 조사관은 결국 강남구 ○○동 소재 ○○○중개업소의 실사업자 김○○ 등 2명이 3년전부터 공인중개사 면허를 대여받아 강남구 청담동 일대의 부동산소유자에게 전화를 걸어 매매를 권유하는 것을 파악했다. `○○백화점에서 명품관을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는 미확인 정보를 유포, 투자자들을 유혹한 다음 강남구 청담동 ○○번지 일대 부동산거래의 90%이상을 중개하면서 미등기전매 등 방법으로 부동산투기를 조장한 것. 이에 따라 인근의 부동산가격이 단기간에 50%이상 급등했고 거액의 중개수수료를 탈루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곽 조사관이 김○○ 등 2명의 재산 및 차량보유현황 등을 내사한 결과, 무일푼이던 김○○이 2002년 10월 강남구 소재 상가를 15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또 동업자가 렌트카회사에 등록된 자가용 트렁크에 중요한 서류를 싣고 다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곽 조사관은 곧 정보수집보고서를 작성하고 5월30일 서장에게 보고, 6월2일부터 실시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조사대상자로 선정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건달들이 많은데다 차 트렁크에 중요한 서류를 싣고 다녀 조사에 어려움이 많겠다고 판단한 그는 서울지검 파견근무때 알게된 부동산 투기단속업무 담당 수사관에게 업무협조를 요청,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사에 나서는 기지도 발휘했다.
6월2일 사업자등록 현지확인 출장을 마치고 조사대상인 ○○○중개업소의 사업장 동태를 파악하던 중 그 동안 조사를 피하기 위해 닫혀있던 사무실 문이 열려있고 김○○ 등이 사무실의 서류를 챙기는 것을 본 곽 조사관은 서류를 외부로 반출하려는 것임을 직감했다. 곧바로 세무서 소속과장에게 연락, 직원3명을 보내줄 것을 요청한 곽 조사관은 곧 사전협의된 수사기관에 긴급 협조를 요청, 약40분 후 도착한 검찰직원 3명과 함께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착수했다.
당시 김○○등 2명은 곽 조사관이 차량의 열쇠를 요구하자, 긴급히 외부에 전화를 했고, 10분 후 인근의 불량배로 보이는 자가 사무실에 들어와 "내 차"라고 주장하면서 차량을 몰고 나가려고 했다. 이 때 곽 조사관은 차량의 앞을 가로막고 검찰수사관이 이를 제압한 덕분에 관련 서류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후 일사천리로 진행된 조사를 통해 국세청은 누락된 부가세, 종합소득세 등 7억6000만원을 추징했고 관련자 6명을 고발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곽 조사관은 25평 아파트에 거주하고있다"며 "부인이 인테리어 소품 가게를 경영하고 있으며 검소하고 알뜰하게 생활하는 모범공무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