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전은 이날 출마를 공식화할 다카이치 사나에 전 총무상과 이미 출마를 공식화한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과 더불어 3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의 총재를 총리로 삼고 있기 때문에 총재 선거의 승자가 퇴임의사를 밝힌 스가 요시히데 총리에 이어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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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 2위 이시바, 총재 선거 출마 보류 검토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6일 밤 BS-TBS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재선거에 승산이 없다”며 “참가하는 것만으론 의미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고노 담당상을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 방안이) 전혀 없는 것이 이상하다”라고 답했다. 다만, “기시다 전 정무조사회장도 마찬가지”라는 단서를 달아 아직 어느 쪽에 무게를 두었는지 분명히 하지 않았다.
자민당 내 여론은 고노 담당상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지난 7일 소장파 의원 70명은 지난 7일 이번 총재 선거에서 “파벌에 연연하지 말고 의원의 의사를 존중해서 투표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닛케이는 이들이 자민당을 부흥시킬 수 있는 인물이 총재로 선출되는 것을 바란다고 전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가 끝나면 10월 중순에 곧바로 중의원 총선을 치러야 한다. 당내 지지도 중요하지만 자민당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전국적인 인지도와 유권자의 선호가 뒷바탕이 돼야 한다. 일반 유권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한 고노 담당상이 선호도 2위인 이시바 전 간사장의 지지를 얻을 경우 일반 유권자 뿐 아니라 이시바파와 소장파에게서도 지지를 받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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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다카이치 한계 뚜렷…기시다, 반사이익 얻나
자민당 내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97명)를 비롯해 아소파(53명), 다케시다파(52명), 니카이파(47명), 기시다파(46명), 이시바파(17명), 이시하라파(10명) 등 7개 파벌이 존재한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호소다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자민당 총재는 당 소속 국회의원(중·참의원) 383표와 당원·당우 383표를 더한 766표의 과반을 획득한 후보가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국회의원 표(383표)와 광역자치단체 당지도부(47표) 등 총 430표를 놓고 2차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그만큼 당내 지지 기반이 강해야 대권을 잡을 수 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는 외연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일제 침략 및 위안부 문제를 부정한데다 총리가 되더라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지속한다고 발언하는 등 극우 인사 이미지가 강한 탓이다. 이같은 행보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지지를 확보했지만,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선호도가 3%에 그쳤다.
반면, 고노 담당상의 경우 자민당 내 중진들이 꺼리는 분위기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당 원로들은 그의 솔직하고 독단적인 성격을 경계하고 있다. 또한 비교적 젊은 고노 담당상이 총재에 오를 경우 신진 의원들의 발언권이 강해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에 중진의원들이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나 고노 담당상이 아닌 기시다 전 정무조사회장을 밀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고노 담당상이 속한 아소파의 수장인 아소 다로 부총리조차 고노 담당상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제3의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