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6월쯤 경기판단 상향…9월쯤 양적완화 축소 선언할듯"

블룸버그 전문가 설문…"아직은 통화완화 마감 일러"
주요국 선거 불확실성 탓…"9월 테이퍼링후 내년말 금리 인상"
  • 등록 2017-03-05 오후 4:41:58

    수정 2017-03-05 오후 4:41:5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재정위기 당시 도입했던 사상 유례없는 부양기조를 마감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대한 재평가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그 시기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CB가 유로존 경제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할 오는 6월 이후에나 부양기조 마감을 준비할 것이고 오는 9월쯤 이후에는 양적완화(=시장에서의 채권 매입) 조치를 2018년까지 연장하는 대신 매달 매입하는 자산규모는 축소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1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한 이후 이르면 4분기가 돼야 첫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는 현재 “경기 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더 큰 상태”라는 진단을 유지하고 있는데, 시장 전문가들은 3분의1 정도가 “6월에 경기 진단을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점쳤고 27% 정도가 “3월에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절반 이상 응답자는 9월에 ECB가 양적완화 규모(현행 2조2400억유로) 축소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반등세를 타기 시작한지 3년이 다 돼가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통화부양기조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이 ECB의 통화부양기조 마감 시한을 이처럼 늦춰 잡고 있는 것은 올해 줄줄이 이어지는 유로존 각국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 탓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자칫 다시 유로존 경기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긴축 전환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당장 9일 열리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ECB의 정책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당연히 없다. 앨런 맥퀘이드 메리언캐피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완연한 관망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며 “주요한 선거들이 유로존에서 잇달아 치러지기 때문에 적어도 독일 총선이 있는 9월24일까지는 양적완화 축소나 기준금리 인상 등이 현실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지표만 놓고보면 부양 마감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불과 넉 달만에 3배 이상 뛰면서 전년동월대비 2%라는 ECB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는 이를 두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뛰고 있지만 그 기저에 있는 수요만 놓고보면 여전히 인플레 상승압력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하에서 (긴축 전환에) 인내심을 가지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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