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재정위기 당시 도입했던 사상 유례없는 부양기조를 마감할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대한 재평가 등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그 시기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CB가 유로존 경제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할 오는 6월 이후에나 부양기조 마감을 준비할 것이고 오는 9월쯤 이후에는 양적완화(=시장에서의 채권 매입) 조치를 2018년까지 연장하는 대신 매달 매입하는 자산규모는 축소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 1분기부터는 점진적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한 이후 이르면 4분기가 돼야 첫 기준금리 인상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지표만 놓고보면 부양 마감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불과 넉 달만에 3배 이상 뛰면서 전년동월대비 2%라는 ECB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는 이를 두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뛰고 있지만 그 기저에 있는 수요만 놓고보면 여전히 인플레 상승압력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하에서 (긴축 전환에) 인내심을 가지겠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