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싸롱 탈세백태.."술 더 많이 산 것처럼 꾸몄어요"

국세청, 주류도매상 30개 업체 조사 착수
매출 축소 신고 어려워지자 비용 늘리는 방식 사용
  • 등록 2008-09-29 오후 1:54:58

    수정 2008-09-29 오후 1:54:58

[이데일리 온혜선기자]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주류를 허위로 매입한 것처럼 꾸며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온 룸싸롱 등 유흥업소들이 당국에 적발됐다.

신용카드 활성화로 매출액 노출비율이 높아지면서 매출 축소신고로 세금을 줄이기 어렵게 되자 비용인 술 매입액을 가공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

국세청은 유흥업소에 대한 매출을 부풀린 혐의가 있는 전국의 주류 도매상 30곳에 대해 양주, 맥주, 소주 등 주종별 매출내역을 추적하는 유통과정조사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주류 도매상들은 노래방 등에 주류를 공급하는 중간 도매상에 캔맥주와 같은 술들을 세금계산서 없이 공급하면서 이들 주류를 마치 룸살롱, 가요주점 등에 판 것처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주종별 매입·매출 비율이 현실적으로 맞지 않은 것을 발견, 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주류도매상은 유흥업소에 통상 양주와 맥주를 같이 판매하고 있으며, 그 매출액은 양주매입액 기준 1.7배 정도가 정상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한 주류도매상 OOO는 양주 제조사로부터 1억원어치의 양주를 사 들였음에도 유흥업소에 판 전체 주류판매액은 14억원으로 부풀려 덜미가 잡혔다.

이외에도 다른 주류도매상 △△△는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양주 제조사로부터 2억9000만원어치 매입한 양주를 포함해 총 4억9000만원어치의 주류를 유흥업소에 팔았으면서 23억3000만원의 주류를 판 것처럼 부풀려 신고했다.

또 총 소주·맥주 매출액 98억원 중 일반음식점에 공급한 79억6000만원 외에 나머지 18억4000만원 규모의 소주·맥주는 세원노출을 꺼리는 노래방, 포장마차 등에 세금계산서 없이 판매했다. 이와 함께 18억4000만원어치에 해당하는 세금계산서는 발급받았다. 유실물거래 없이 유흥업소로부터 흥업소가 실제보다 많은 주류를 구입한 것처럼 꾸며 부과세 등을 덜 낼 수 있게 해준 것.

국세청은 조사를 벌인 뒤 주점들의 탈세를 도와준 주류 도매상에 대해서는 벌과금 부과 함께 면허를 취소하고 가짜 세금계산서를 받은 유흥업소에 대해서는 관할 세무서를 통해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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